세계 최초 췌장암 대상 항암백신인 'GV1001'의 영국 임상 3상 종료를 앞두고 있는 카엘젬백스사가 국내 임상 3상 진행을 결정했다.

카엘젬백스는 1일 국내에서 임상3상 시험을 진행하기 위한 IND(임상 시험계획 승인) 신청 작업에 착수한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이 회사는 식품의약품안전청(이하 식약청)과 국내 임상 3상 진행에 대해 사전 협의한 결과, 신약개발과정에서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전임상, 임상1,2상 등의 데이터를 현재 유럽에서 진행한 데이터로 대체해도 큰 무리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통상 IND준비에서 승인까지 4개월 이상이 소요되나 GV1001의 경우 기존인프라 및 데이터 활용이 가능해 최종승인까지 기간이 최소화 될 수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IND 승인 후 본격 임상 환자 모집은 올해 안으로 이루어 질 것으로 회사측은 보고 있다.

카엘젬백스는 이미 지난달 30일 GV1001의 공동 개발자인 노르웨이 라디움병원 구스타프 가우더낵(Gustav Gaudernack) 교수와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암센터 하칸 멜스테드(Hakan Mellstedt) 교수를 초청, 식약청에서 식약청장을 비롯해 제약사와 의학계 관계자를 대상으로 신약설명회를 개최한 바 있다.

임상이 완료되지 않은 신약에 대해 국내에서 임상 1,2상을 생략한 체 곧바로 3상에 착수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례이다. 그동안 일부 복제약이나 바이오시밀러(판매중인 생체 의약품에 대한 국내 생산)에 대해서만 국내임상을 간략히 하는 것이 관례처럼 여겨졌었다. 그만큼 현재 임상을 진행 중인 'GV1001'이 곧바로 국내 임상 3상 돌입에 대한 승인을 취득한다는 것은 특별한 대안이 없는 췌장암 환자와 가족들에게 신속한 혜택을 주기 위한 식약청과 카엘젬백스의 의지가 크기 때문이다.

현재 영국 리버풀 대학 암연구 산하의 52개 임상센터에서 대상 환자 1110명을 대상으로 췌장암 부분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는 'GV1001'은 약 72%(약 800명)의 환자 모집을 완료, 내년 10월 임상 종료를 앞두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인 젬백스앤카엘의 100% 자회사인 카엘젬백스가 현재 개발을 주도하고 있으며 이미 '포브스'와 '파이낸셜 포스트', 데이터모니터 평가보고서 등에서 상용화가 가장 유력한 차세대 항암백신으로 주목 받은 바 있다.

'GV1001'의 국내 임상 3상 돌입이 확실시 됨에 따라 회사 측은 9월 9일까지 국내 전략적 파트너 선정 및 MOU체결을 완료하고 곧이어 본 계약도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카엘젬백스는 이미 111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해 본 노하우가 있다"면서 "국내 임상은 목표환자 수가 영국에 비해 적을 것으로 예상되고 췌장암의 경우 마땅한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환자 모집이 용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GV1001'은 간암과 폐암 부분의 임상 3상 진행 역시도 눈앞에 둔 만큼 이번 식약청의 결정이 향후 국내 회사의 세계적 신약 출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