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신약을 개발한다.

1일 증권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항체생산업체인 영인프런티어로부터 항체를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밝혀졌다.

당초 삼성전자는 바이오 사업을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의약품), U헬스케어 등에서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항체를 공급받는 것이 확인됨에 따라 바이오 신약 중에 한 종류인 항체신약을 개발하는 수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항체는 면역계 내에서 항원의 자극에 의해 만들어지는 단백질로 항체의약품을 개발하는데 필수적인 물질이다. 항체의약품은 바이오의약품 중 한 종류로 최근 신약개발의 대표적인 방법으로 꼽히고 있다.

신약개발의 타겟을 발굴하기 위해서는 항체 개발이 필수적이다. 또한 이러한 항체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항체를 공급받아야 한다. 영인프런티어는 3500여개의 항체 종류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 최대 업체다.

이번 항체 공급 계약으로 삼성전자는 바이오 산업의 대부분 분야를 망라해서 사업을 추진하는 모양새를 갖추게 됐다.이번에 밝혀진 항체신약 외에도 삼성전자는 이수앱지스와 공동으로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국책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삼성전자 외에도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바이오 기초산업과 미래 헬스케어 사업 전 분야에서 투자에 나서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이 바이오신약을 개발하는 것을 비롯해, 삼성테크윈은 유전자분석장비, 삼성전기는 U헬스케어 관련 부분을 개발중이다.

삼성그룹은 지난 5월 5개의 신수종 사업(LED, 자동차용전지, 태양전지, 의료기기, 바이오제약)에 23조원을 투자하겠고 밝혔다. 바이오·제약 사업에 2조1000억원을 투자해 2020년에 1조8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고 밝혔다. 당초 알려진 바로는 삼성전자와 삼성의료원이 복제의약품을 중심으로 추진하는 내용이었다.

이 같이 삼성전자가 바이오시밀러에 만족하지 않고 신약개발에 뛰어듬에 따라 업계의 관심은 '과연 본격적으로 언제 진출할 것인지'로 모아지게 됐다. 하지만 관련업체들은 이 같은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영인프런티어 관계자는 "국내 최대로 항체를 보유하고 있다보니 다양한 업체로 항체를 공급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삼성전자에 공급하고 있는지는 확인해주기 곤란하다"고 말을 아꼈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10년 동안 추진할 사업이기 때문에 증권가를 중심으로 많은 얘기가 나오는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특별히 할 얘기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겠다고 선언하면서도 다양한 신약프로세스 개발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바이오사업 진출은 조심스러우면서도 단계적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어 "영인프런티어는 과거에도 종근당이나 영국의 에이비켐에게 신약개발을 위한 항체를 공급한 사실을 부인했지만 나중에 사실로 밝혀진 바 있다"며 "기술력이 높은 만큼 이번 공급건도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