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주가가 옥석(玉石) 가리기, 즉 차별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상당수는 IPO(기업공개) 당시 공모가에도 못미치는 등 '차이나 디스카운트' 현상이 여전하나, 일부 우량 종목을 중심으로 기관투자자 등 '큰손'의 관심이 커지고 있어서다.

중국원양자원 주가는 '차별화' 진행중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중국원양자원 주가가 지난달 중순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8월 12일 7060원으로 단기 저점을 찍은 이 회사 주가는 같은달 31일 8230원으로 16.5% 올랐다. 이날도 오후 2시 10분 현재 3%대의 강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원양자원의 최근 상승세는 기관이 주도하고 있다. 기관은 최근 7거래일 연속 중국원양자원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 기간 누적 순매수량은 62만여주에 이른다.

중국 기업의 기관 매수세는 특히 긍정적이란 평가다. 국내 상장된 중국기업 상당수가 좋은 실적과 높은 성장성을 보이고 있으나, '신뢰가 가지 않는다'는 이유로 기관의 관심밖에 있어서다.

송동헌 현대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내수 소비가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에서 중국 내수기업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며 "중국원양자원은 상장된 중국 기업 가운데 가장 덩치(시가총액)가 큰 대장주인데다 실적도 좋게 나와 최근 기관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원양자원은 올 상반기 누적 매출액 4억4700만홍콩달러(약 664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162% 증가한 것이다. 영업이익도 201% 늘어난 2오7400만달러(약 407억원)에 이르렀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가는 절대 저평가 상태로, 매출 증가와 영업이익률 수준을 고려할 때 향후에도 양호한 주가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대부분은 여전한 저평가…"시간이 해결해줄 것"

하지만 중국원양자원 등과 달리 아직도 상당수 중국기업은 시장에서 큰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중국 기업 13곳 가운데 70%에 이르는 9곳이 공모가 미만에서 거래되고 있다.

2007년 중국 기업으로는 처음 한국 증시에 상장한 3노드디지탈의 경우 전일 종가(1195원) 기준으로 공모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가장 최근 상장한 웨이포트는 상장 한 달여 만에 공모가(1400원) 대비 30% 이상 주가가 밀렸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일부가 회계처리 문제로 도마에 오르긴 했으나 사실 대부분의 중국 기업은 상장 이후 그런대로 괜찮은 실적을 내놨다"며 "중국 기업을 싸잡아 디스카운트(할인) 하는 것은 코스닥 기업은 다 횡령ㆍ배임하는 기업이라고 보는 것과 차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송동헌 연구원은 "중국원양자원의 경우 중국 현지에 한국어가 가능한 직원을 배치하는 등 시장과 소통하기 위한 노력을 열심히 하고 있다"며 "중국 기업들이 보다 적극적인 IR(기업설명회)를 진행한다면 신뢰가 쌓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