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큰 폭으로 떨어지며 1180원대 중반까지 내려왔다.

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3.4원 내린 1184.7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국내외 경제지표 호조에 강한 하락 압력을 받았다.

전일종가 보다 0.6원 내린 1197.5원에 첫 거래를 시작한 환율은 밤사이 미국 뉴욕증시의 혼조세에도 국내 증시가 강세를 나타내자 추가 하락을 시도했다.

이어 중국과 호주의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긍정적으로 나타나면서 아시아 주요 증시들이 오름세를 보였고 원달러 환율에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날 발표된 중국 8월 PMI(제조업구매관리)지수는 전월보다 0.5 늘어난 51.7로 집계됐다. 호주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지난 분기보다 1.2% 성장, 전년동기 대비 3.3% 오른 것으로 나타나며 국제 금융시장에 위험자산 거래심리를 자극했다.

환율은 오후 들어 롱스탑성(손절매도) 매물에 역외 매도세가 가세하자 내림폭을 더 키우며 1180원대 중반에서 장을 마쳤다. 환율이 이 수준에서 장을 마친 것은 지난달 23일 종가인 1181.9원 이후 처음이다.

변지영 우리선물 외환연구원은 "장 개시 전까지 서울 환시는 전반적인 방향성이 부재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장 중 발표된 중국과 호주의 긍정적인 경기지표가 원달러 환율을 아래쪽으로 이끈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변 연구원은 "그동안 1200원 상향 돌파 시도가 번번이 실패했던 것에 따라 이날 롱스탑성 매물이 쏟아진 것도 환율의 낙폭을 키웠다"며 "역내외 매물이 집중되면서 예상 거래 수준보다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고 덧붙였다.

이어 "박스권에 갇혀 있던 환율이 1190원대 지지를 쉽게 돌파하면서 시장 분위기는 아래쪽에 무게가 쏠리는 듯하다"며 "다만 추가 모멘텀(계기)을 얻지 못한다면 이내 박스권으로 되돌아갈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날 장 시작에 앞서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지난달 무역수지는 20억77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8월 수출은 375억29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6%가 증가했으며 수입은 29.3% 늘어난 354억5200만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21.94포인트(1.26%) 상승한 1764.69를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5.04포인트(1.08%) 오른 469.75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 투자자는 530억원가량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수급 면에서는 수출업체의 네고물량과 역외 중심의 매도세가 활발한 모습이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역외 쪽이 매도로 전환하면서 환율이 쉽게 밀려났다"며 "일부 네고물량에 이월 롱 포지션(달러 매수) 정리 물량까지 가세하면서 환율 하락을 거들었다"고 말했다.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1.27달러선을 회복한 유로달러 환율은 오후 4시37분 현재 1.2701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84.18엔에 거래 중이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