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5억달러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담수화 프로젝트를 따냈다. 또 사우디에는 34억달러 규모의 화력발전소,현지 최초의 고속철도,태양광 발전 등 굵직한 대형 사업들이 줄줄이 예고돼 있어 해외 수주로 먹고 사는 국내 중공업 · 건설업체들의 '오아시스'로 부상하고 있다.

◆담수 플랜트 세계 1위 두산중공업

두산중공업은 사우디아라비아 담수청(SWCC)으로부터 라스 아주르 해수담수화 프로젝트에 관한 수주 통보서를 받았다고 1일 발표했다.

228MIGD(1MIGD는 4546t으로 하루 약 1만5000명이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양) 규모로 두산중공업이 2005년에 세운 수주 기록을 경신했다. 이번에 수주한 플랜트는 사우디 동부 공업도시인 주베일에서 북서쪽으로 75㎞ 떨어진 라스 아주르 지역에 짓는 것으로 두산중공업이 기자재 제작,설치,시운전에 이르는 전 과정을 수행할 예정이다. 완공 시점은 2014년 1월 말이다.

두산중공업은 1990년 초부터 중동 지역에서 담수 플랜트를 수주해 지금껏 총 56억달러어치,하루 담수 생산량 430만t 규모의 담수 플랜트 공사를 따냈다. 라스 아주르 프로젝트에서도 프랑스,이탈리아 등의 경쟁사들을 제쳐 '세계 최강'임을 입증했다. 이로써 전 세계 담수 플랜트 시장에서 차지하는 두산중공업의 점유율은 43%(수주 금액 기준)로 높아졌다. 담수 플랜트에 이어 화력 발전 분야에서도 '대박'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초 34억달러 규모의 라빅6 화력발전소 프로젝트에 최저가 입찰업체로 단독 선정됐다.



◆사우디 수주액 올 100억달러 돌파

사우디아라비아는 두산중공업 외에도 해외 수주로 먹고 사는 국내 기업들엔 '오아시스'나 다름없다.

최근 사우디 정부는 '포스트 오일' 시대에 대비한다는 목적으로 올해부터 2014년까지 5년간 총 3850억달러의 예산을 집행하기로 했다. 이관석 KOTRA 사우디아라비아(리야드) 센터장은 "직전 5개년 개발계획과 비교해 예산이 67.2% 증액됐을 정도로 정부의 의지가 강하다"며 "기존 플랜트 건설 외에 고속철,그린에너지,IT,교육,의료 서비스 등에 예산을 집중하기로 해 한국 기업들이 진출할 여지가 더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분야가 고속철도다. 총 공사 금액 50억달러 규모의 고속철 프로젝트(MMR:메카 메디나 레일 링크)를 추진중인데 사우디 최초의 고속철로 전체 3단계 공사 가운데 2단계 건설에 롯데건설이 현지 업체와 컨소시엄을 이뤄 입찰에 참여중이다. 사우디의 태양광 발전 분야도 국내 업체엔 새로운 먹을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태양광 산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며 올 4월 태양광 등 차세대 에너지 산업을 총괄할 정부 부처를 신설하기도 했다.

기존의 플랜트 건설 외에 서비스 분야에서도 기회의 문이 열리고 있다. 이 센터장은 "5개년 개발계획 중에 종합병원만 117개를 신축하기로 하고,주택도 150만채를 새로 짓기로 했다"며 "교육 의료 IT 등 한국이 강점을 갖고 있는 서비스 분야로의 진출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작년 72억달러였던 사우디로부터의 수주액은 올해 사상 처음 100억달러 고지를 넘어설 전망이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