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무역수지가 7개월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흑자 규모는 여름휴가 등 계절적인 요인이 겹쳐 전달에 비해 절반가량 줄었다. 지난 상반기 중 한국의 수출액은 2215억달러로 세계 7위를 기록했다. 국가별 수출액 순위에서 한국의 과거 최고 기록은 9위였다.

◆7개월 연속 무역흑자

지식경제부는 '8월 수출입동향(잠정치)'에서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29.6% 늘어난 375억2900만달러,수입은 29.3% 증가한 354억5200만달러로 20억7700만달러의 무역흑자를 냈다고 1일 발표했다. 지난 2월부터 7개월 연속 무역흑자다.

그러나 4월 40억8000만달러 흑자를 낸 이후 7월(55억1000만달러)까지 40억달러가 넘는 무역흑자를 매달 낸 것을 감안하면 그 규모는 많이 줄었다.

지경부는 통상 8월은 여름 휴가가 집중된 시기로 제조업 조업일 수가 줄어 수출이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한진현 지경부 무역정책관은 "주력 품목인 선박 자동차 기계류 등의 수출이 줄긴 했지만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며 "작년에도 흑자 규모가 7월 42억달러에서 8월에는 15억달러로 감소했다가 9월에 다시 42억달러로 회복했다"고 말했다.

◆수입 단가 상승

지난달 수출은 반도체 액정디바이스 등 주력 품목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1년 전과 비교해 자동차 부품 수출이 79.5% 늘었고 액정 디바이스 68.2%,반도체 59.6%,일반기계 34.4%,자동차가 27.5% 증가했다. 다만 선박과 무선통신기기 수출은 각각 10.8%,22.8% 줄었다. 무선통신기기 수출이 감소한 것은 휴대폰 단가가 많이 떨어진 데다 스마트폰 등 고가폰 출시가 늦어진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역별로는 미국으로의 수출이 49.4% 늘었고 일본 45.3%,아세안 32.8%,유럽연합(EU) 30.1%,중국이 29.9% 늘었다. 선진국과 개도국 모두 높은 수출 증가율을 보였다. 수입은 원자재 자본재 소비재 모두 많아졌다. 원자재는 도입 단가가 오르고 물량도 증가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0% 늘었다. 품목별로는 가스가 98.8%,석탄 43.3%,원유 11.2% 증가했다.

자본재와 소비재 수입증가율도 각각 37.7%,61.6%에 달했다. 특히 반도체 수출이 늘면서 수출용 자본재인 반도체 제조장비 수입이 231.4%나 급증했다.

◆하반기 둔화 가능성

지경부는 올해 연간 무역흑자가 320억달러 안팎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정부가 수정 제시한 목표치 230억달러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올해 전체 수출은 전년보다 26% 늘어난 4580억달러,수입은 32% 증가한 4260억달러로 각각 내다봤다.

한진현 무역정책관은 "작년 말부터 수출이 본격 회복됐기 때문에 하반기로 갈수록 수출 증가율은 둔화될 것"이라며 "그러나 수출 금액 등 절대 규모는 크게 나빠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한국은 올 상반기에 전 세계에서 7번째로 수출을 많이 한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한국의 상반기 누적 수출액은 2215억달러로 국가별 수출액 순위가 지난해 9위에서 두 계단 높아졌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