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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커피빈,엔제리너스,이디야,카페베네,할리스…’

거리엔 커피전문점 가판이 즐비하다.어느 통계에 따르면 전국에 산재해 있는 커피전문점 수만 2000개에 이를 정도로 한국은 커피공화국이나 마찬가지다.에스프레소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한국시장을 외국기업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1일 방한한 필립스의 비디아 사가 가나마니(Vidya Sagar Gannamani) 커피부문 총책임자(사진)는 “놀랐다”고 말한다.“다른 나라에선 보기드문 일”이란 것이다.최근들어 한국에선 에스프레소 머신이 혼수용품으로 각광받는다는 이야기를 꺼냈더니 “한국은 역시 기회의 시장”이라며 한국을 방문하게 된 이야기를 들려줬다.

◆세계 2위 필립스세코,한국 시장을 두드리다

가나마니씨는 필립스에서 4년째 커피부문 사업을 관장하고 있다.필립스는 우리가 흔히 ‘커피 메이커’라고 하는 드립커피 기기를 판매해 왔다.하지만 세계 시장에서 원두를 간뒤 이를 고압분사 방식으로 추출해 마시는 에스프레소 방식의 커피가 인기를 끌면서 에스프레소 기기 분야에 눈독을 들여왔다.‘세코’라는 이탈리안 정통 에스프레소 머신 회사를 만난 것이 2008년.필립스는 이 회사를 인수합병하면서 커피부문 사업을 강화했다.

우리에겐 익숙하지 않은 ‘세코’는 이탈리아 회사로 1985년 세계에서 최초로 전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을 만들어낸 업체다.필립스는 이 회사를 인수하면서 ‘필립스세코’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고 에스프레소 머신 시장에 뛰어들었다.필립스는 세계 커피기기 분야 시장에서 2위에 올라있다.

가나마니씨는 ‘필립스세코’의 첫 작품인 에스프레소 머신 5종을 국내 시장에 소개하기 위해 이번에 방한했다.그는 “이번 한국시장 진출을 계기로 한국 시장에서 1위 브랜드로 뛰어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지문인식 에스프레소기기 내놓을 것”

한국은 유난히 ‘기술’에 민감하다.글로벌 기업들이 첨단 기술의 테스트베드로 삼을 정도로 소비자들의 입맛이 까다롭다.가나마니씨는 “필립스 역시 한국 시장을 겨냥해 새로운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며 “내년께 지문인식 기술을 도입한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문인식 에스프레소 기기는 이렇다.지문을 등록해 놓고 에스프레소 기기를 사용하면 지문인식을 바탕으로 자주 사용하는 커피 메뉴가 기억된다.특별히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거품의 정도, 묽기 등이 기호도에 따라 자동으로 조절돼 나온다.이용하는 사람에 따라, 취향에 맞는 커피를 알아서 뽑아준단 소리다.가나마니씨는 이어 “앞으로 한국 시장에서 부품에 따라 5년까지 제품 사후관리를 해주는 프로그램을 실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필립스세코의 에스프레소머신은…

이번에 선보인 에스프레소 기기는 ‘엑스스몰’‘신시아’‘셀시스’등 3가지 라인으로 제품수는 총 5개다.각 제품엔 필립스세코만의 기술인 ‘세코 브로잉 시스템(Saeco Brewing System)’이 들어가있다.이는 에스프레소를 추출할 때 생기는 크레마(거품)의 양을 조절할 수 있는 고유기술이다.

가나마니씨에 따르면 엑스스몰은 ‘가장 기본에 충실한 기기’다.커피에 눈을 뜨기 시작한 젊은 고객들을 타깃으로 만들어졌다.신시아는 좀더 이탈리안 스타일에 가까운 제품으로 인테리어 효과까지 있는 프리미엄 제품이다.셀시스는 이번에 나온 제품 중 가장 프리미엄 모델로 원터치로 에스프레소 뿐만 아니라 우유가 들어가는 카페라떼와 카푸치노까지 만들 수 있다.사용자 프로필 기능이 들어있어 사용자가 원하는 커피를 ‘맞춤형’으로 즐길 수 있다.필립스 관계자는 “커피를 추출할 때 손맛을 느낄 수 있는 수동형 머신이나 간편한 캡슐형 머신도 내년께 한국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