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 경영을 위해서는 대기업이 1차 협력업체들을 관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기업 생태계 꼭대기에 있는 대기업이 2,3차 협력업체들이 공정한 룰을 지키는지도 직접 챙겨야 한다. 협력업체 정보를 대중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감시의 역할을 지역사회에 맡기는 등 보다 적극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 협력업체 사이의 연결고리가 취약할수록 대기업이 위기에 처할 확률도 높아진다. "

'위대한 기업을 넘어 사랑받는 기업으로'의 저자인 라젠드라 시소디어 미국 벤틀리대 교수는 2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협력센터가 서울 롯데호텔에서 개최한 상생협력 포럼에 참가해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대기업이 의지만 가지고 있으면 하위 협력업체 간 불공정한 거래관행도 개선할 수 있다"며 적극적인 상생경영으로 '어린이 착취' 이미지에서 벗어난 나이키의 사례를 소개했다.

나이키는 1998년 대규모 적자를 내고 1600명을 해고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제3국에서 어린이를 착취한 기업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회사 매출에 악영향을 미친 것.어린이를 고용한 주체가 협력업체였다는 해명도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했다.

나이키는 보다 적극적으로 협력업체들을 관리해야 한다고 판단,2,3차 업체를 포함한 모든 협력업체의 사명과 주소 연락처 등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시민단체나 지역사회가 협력업체들을 살펴보고 개선 사항을 나이키에 직접 연락해 달라는 게 협력업체 명단을 공개한 이유였다.

시소디어 교수는 "대기업이 공정한 거래원칙을 정해놓고 관련 정보를 대중에 공개하면 직접 거래 관계가 없는 2,3차 협력업체들을 관리할 수 있다"며 "열린창이 질 나쁜 협력업체를 걸러주는 '살균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이 관리해야 할 협력업체의 숫자가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지속가능한 기업 생태계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는 협력업체의 수를 줄이고 소수 업체와 장기 파트너십을 체결해야 한다"고 답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