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업체들이 스마트 TV시장을 둘러싸고 치열한 선점경쟁에 돌입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그리고 구글 인텔 등과 연합전선을 구축한 소니의 이른바 빅3 게임에 애플이 가세하면서 바야흐로 '스마트TV 대전'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 것이다. 과연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지 두고봐야겠지만 올해가 중대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들 기업은 저마다 자신들의 우위를 강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미국에서 열린 'TV개발자의 날' 행사에서 스마트 TV는 삼성전자만이 실제 제품을 내놓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 주도를 선언했고, LG전자는 3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0'에서 자체 플랫폼을 적용한 스마트 TV를 처음 공개하겠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뒤질세라 하워드 스트링거 소니 회장은 IFA 2010 개막에 앞선 기자회견에서 소니의 인터넷 TV가 시장에 대변혁을 가져올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구글 인텔 등과 함께 만들고 있는 이른바 '구글TV'를 염두에 둔 발언이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애플의 최고경영자 스티브 잡스는 미국에서 셋톱박스 가격을 99달러로 대폭 내린 새로운 애플TV를 공개하고 나섰다. 한마디로 TV와 인터넷이 통합되는 새로운 시장을 놓고 글로벌 IT 강자들이 각기 선전포고를 한 형국이다.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스마트TV 역시 결국은 콘텐츠가 경쟁의 관건이라는 점에 누구도 이견이 없다. 삼성전자가 일찍부터 TV용 앱 확보에 나선 것이나 LG전자가 프리미엄 콘텐츠사업자와의 파트너 구축에 공을 들이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지만, 소니와 애플과의 경쟁이 결코 만만치는 않을 전망이다. 소니가 들고 나온 구글TV에는 영화 음악 등 소니의 강점으로 꼽히는 콘텐츠 사업과의 결합 전략이 깔려 있고, 애플 역시 마찬가지다. 이는 스마트TV 경쟁이 본격적인 콘텐츠 개발과 유통 서비스 경쟁, 그리고 이를 중심으로 통합 플랫폼 경쟁으로 비화될 수 있음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과거의 TV산업과 비교할 때 경쟁자의 범위도, 경쟁 전략도 크게 달라진 만큼 국내 기업들로서는 그 어느 때보다 치밀한 대응이 있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