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동과 아연의 9월 공장 출하 기준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이에 따라 순동판(0.5T 기준) 가격은 ㎏당 4.4% 오르는 등 전기동이 들어가는 비철금속 제품이 4% 넘게 뛰었다.

국내 유일의 전기동 제련업체인 LS니꼬동제련은 이달 전기동 판매 기준가격을 지난달보다 5.6% 오른 t당 891만9000원으로 고시했다고 2일 밝혔다. 이는 올 최고였던 지난 5월(897만1000원)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고려아연도 자동차 및 가전용 강판의 도금재료 등으로 쓰이는 아연괴(塊 · 덩어리) 9월 출하 기준가격을 지난달보다 7.6% 올린 t당 268만1000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올 들어 가장 높은 월간 상승률이다.

국내 비철금속 가격이 이처럼 오른 것은 지난달 원화 환율이 내린 것보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된 국제가격 상승폭이 더 컸기 때문이다. LS니꼬동제련 관계자는 "지난달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평균 1192원으로 한 달 전보다 2.3% 내린 데 반해 지난달 전기동 국제가격(3개월물 기준)은 t당 평균 7284달러로 8.1% 올랐다"고 설명했다.

LME에서 거래된 아연 국제가격도 지난 7월 t당 평균 1876달러에서 지난달엔 평균 2078달러로 10.7% 상승했다. 황영수 조달청 원자재시장분석실 책임연구원은 "지난 7월 하순 유럽 은행들이 재무건전성 테스트를 무사히 통과한 뒤 유럽 위기감이 완화되면서 원자재에 대한 투자가 늘어난 것이 가격상승 배경"이라고 말했다.

전기동 등의 기준가격이 오르자 비철금속 제품 생산업체인 풍산은 이날 동 압연 제품을 4% 넘게 인상했다. 전기동이 전량 사용되는 순동판(0.5T 기준)은 지난달 ㎏당 1만600원에서 1만1070원으로 4.4% 올랐으며,전기동과 아연을 혼합한 황동 2종 제품은 ㎏당 4.4% 오른 8980원으로 결정됐다. 전기동에다 주석 등을 섞어 만드는 스프링용 인청동(燐靑銅)은 지난달 ㎏당 1만2990원에서 이달 1만3630원으로,전기동에다 니켈과 아연을 혼합한 스프링용 양백(洋白 · 구리합금)은 ㎏당 1만2650원에서 1만3280원으로 각각 4.9% 올랐다.

황 연구원은 "전기동이 계절적 비수기인 하반기 들어서도 LME 재고가 계속 줄어드는 등 수요가 꾸준한 점을 감안할 때 전세계 경기가 크게 흔들리지 않는 한 국제시세가 t당 7000달러대 중반의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