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 보금자리 시범지구 내 민간 아파트 분양가가 3.3㎡당 1900만~2100만원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책정한 공동주택용지 공급가격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로 당초 예상했던 1500만~1700만원대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LH가 재정 부실을 이유로 토지공급가를 지나치게 높였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강남 보금자리 민간 분양가 1900만~2100만원
◆3.3㎡당 연립 1800만원 선

2일 LH에 따르면 서울 강남 · 서초 보금자리지구 공동주택용지 중 8만298㎡인 강남 세곡지구 A6블록(917채)은 4665억원,3만9720㎡인 서초 우면지구 A1블록(550채)은 2355억원에 각각 공급된다. 연립주택이 들어서는 세곡지구 B1블록(187채) 2만6264㎡는 764억원에,B2블록(122채) 1만7122㎡는 471억원에 각각 매각된다.

분양가 상한제에 따라 공동주택 분양가는 토지비와 건축비를 더해 산정된다. 4개 블록의 용적률과 세대수는 이미 확정돼 있어 분양면적 3.3㎡당 토지비는 쉽게 계산된다. 택지를 공급받은 건설사가 2년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연리 8%로 쓰고 이 금융비용을 분양가 상한제 심의 때 모두 인정받으면 세곡지구 아파트 토지비는 3.3㎡당 1390만원,우면지구는 1164만원이다.

건축비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3.3㎡당 기본형 건축비 500만원과 가산비 100만원,기반시설부담금 70만원을 합쳐 3.3㎡당 670만원 정도로 추정된다. 가산비는 철골조 등 구조형식,주택성능등급,에너지 절감수준 등에 따라 인정받는 것으로 한도인 기본형 건축비의 20%를 모두 받는 것으로 가정했다.

이에 따라 세곡지구 A6블록의 추정 분양가는 3.3㎡당 2060만원,우면지구 A1블록은 1834만원으로 계산됐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기본형 건축비에 사업이익 5%가 포함돼 있지만 이 정도로는 이익이 적기 때문에 분양가는 사실상 세곡지구 3.3㎡당 2100만원,우면지구 1900만원 선에서 결정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세곡지구 B1,2블록 분양가는 3.3㎡당 1750만~1800만원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 10월 사전예약 받은 공공분양 물량은 1150만원이었다.

◆예상보다 높은 추정 분양가

추정 분양가는 당초 예상되던 3.3㎡당 1500만~1700만원보다 400만원가량 비싸다. 이를 두고 일부에선 보금자리 민간아파트 용지를 팔아 LH가 수익을 늘리려는 시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1500만~1700만원대에서 분양가가 결정돼 주변시세의 80% 미만이 되면 채권입찰제를 실시해야 하고 개발이익은 국민주택기금으로 들어간다. 그러나 LH가 토지공급가를 높여 분양가를 주변 시세의 80% 선에 맞추면 LH의 사업수익이 커진다.

추정 분양가는 인근 강남지역 기존 아파트 시세인 3.3㎡당 2500만원대에 비하면 훨씬 싸다. 이미영 스피드뱅크 분양팀장은 "강남구와 서초구는 1,2차 보금자리 사전예약으로 신규 아파트 분양가가 많이 내려간 상태라 직접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동작구의 올해 신규 분양가가 3.3㎡당 평균 1930만원,관악구 1792만원,용산구 2307만원이어서 보금자리 민간아파트는 가격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전망했다.

강남지역 재건축 후분양 아파트인 반포힐스테이트 전용 85㎡ 분양가는 3.3㎡당 3180만원,래미안그레이튼역삼은 3000만원 선이다. 최근 인기리에 분양된 흑석뉴타운이 3.3㎡당 1800만원,상도동도 2000만원 넘는 분양 단지가 있다.

◆우면지구 상대적 인기 예상

건설사들은 택지 매입에 신중한 모습이다. 전매제한이 7년 걸릴 예정이고 서울 외곽인 데다 기반시설이 아직 부족하다는 점에서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분양면적이 평균 138~142㎡(42평)인 중대형 단지여서 분양이 잘될지는 미지수"라면서도 "내부 토론을 벌여 사업 리스크가 적은 우면지구 택지 매입에 나서기로 했다"고 전했다. 총사업비가 2조원가량 들어갈 세곡지구보다는 1조원대인 우면지구의 사업 리스크가 적기 때문이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