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삼성LED와 필립스 간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다.

지난달 삼성LED가 일반 소비자용 시장 진출을 선언한 데 이어 세계1위 조명회사인 필립스도 2일 신제품을 대거 내놓고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초기 단계에서 LED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대기업의 참여와 가격 경쟁으로 소비자들은 선택 폭이 커졌다.

◆LED전구 시장이 열린다

필립스는 지난 4월 한국에 조용히 소매용 LED 전구를 들여왔다. 제품은 백열등 대체용이라고는 했지만 최저 사양이었고 중국에서 만들었다. 특별한 마케팅도 하지 않았다. 기존 조명시장에서 1위를 하며 이익을 내고 있었기 때문에 굳이 LED램프를 적극적으로 팔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일본 중국 등 아시아 LED 조명 시장이 본격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국내에서도 삼성LED가 시장에 뛰어들자 태도가 바뀌었다. 초기 시장선점 경쟁에서 뒤지지 않겠다는 생각에서다. 김윤영 필립스전자 조명사업부 부사장은 "하반기 중 일반 조명용과 사무실용은 물론 가로등까지 다양한 LED램프를 한국 시장에 대거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필립스는 소비자용 제품으로는 60W와 80W를 대체할 수 있는 상품을 이르면 내달부터 대형마트 등을 통해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60W 대체상품의 가격은 2만원 후반대로 책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할로겐 램프 대신 쓸 수 있는 조명과 장식조명,인테리어 등기구,도로 조명,건물용 등도 하반기 중 동시에 내놓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업계는 세계 1위 필립스의 본격적인 한국 시장 공략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LED도 하반기 라인업 확대

지난달 백열등 대체용과 인테리어용 등 네가지 종류의 소매용 전구를 내놓은 삼성LED는 마케팅 강화와 도매용 제품 라인업 확대로 맞대응하기로 했다. 삼성LED 관계자는 "우수한 성능과 함께 경쟁 제품에 비해 효율이 높다는 점을 앞세워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LED는 일반 소매용 LED 조명 시장에 첫 진입하는 점을 감안,최근 판매를 시작한 제품에 자체 개발한 고성능칩을 장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에 진행해 온 기업용과 대형 건물용 제품 라인업을 대폭 확대해 도매시장 공략도 가속화할 계획이다. 삼성LED는 지금까지 제일기획과 성균관대 등에 자체 개발한 LED 조명을 설치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연말까지 사무실과 대형마트 학교 등 LED가 대량으로 들어가는 건물을 위한 다양한 제품군을 확보하고 내년부터는 해외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ED 전구는 수명이 10년을 넘고,전기요금은 백열전구의 10분의 1(연간 기준) 수준이어서 시장이 급속히 확대될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삼성LED뿐 아니라 LG전자 포스코 금호 등도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으며 중소기업 300여곳이 제품을 팔고 있다.

김용준/김현예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