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사흘째 하락하며 1170원대 중반으로 내려왔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4원 떨어진 1175.1원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달 19일 종가 1172.7원 이후 2주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국제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줄어든 영향과 국내외 증시가 호조를 보이면서 하락 압력을 받았다. 전일 종가보다 0.7원 내린 1179.8원에 첫 거래를 시작한 환율은 장 초반 한때 1180원대로 복귀하며 반등세를 나타내는 듯했지만 이내 하락세로 돌아서며 낙폭을 늘려 갔다.

큰 움직임 없이 오후 들어서도 1170원대 후반에서 제자리걸음을 걷던 환율은 장 막판 네고물량 공급에 힘입어 추가 하락하며 1170원대 중반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1174.9~1180.8원 사이에서 좁은 변동폭을 기록했다.

변지영 우리선물 외환연구원은 "전일 밤 발표된 미국 경기지표가 예상을 뒤집고 긍정적으로 나타나면서 전반적인 하락 압력을 형성했다"며 "국내 증시도 강세를 나타내자 원달러 환율을 좀 더 아래쪽으로 미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변 연구원은 "장중 외환 당국의 개입성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으로 추정되는 움직임이 환율 하단을 제한하는 듯했다"며 "하지만 장 막판 수출업체의 네고물량 공급과 롱스탑성(손절매도) 매물, 숏플레이(달러 매도)가 몰리면서 1170원대 중반까지 밀려났다"고 전했다.

이어 "좀 더 아래쪽으로 방향을 잡은 서울 환시는 미 8월 고용지표 발표에 주목하면서 숏마인드(달러 매도 심리)를 형성할 듯하다"며 "다만 미 고용지표 결과에 따라 다시 방향성이 부재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밤사이 미 경기지표는 일부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전주보다 6000건 감소한 47만2000건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한 47만5000건보다 3000건 적은 수치다.

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7월 잠정 주택매매지수도 전월대비 5.2% 오른 79.4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인 1.0% 감소를 뒤집었다.

미국발 호재에 힘입어 국내 증시는 오름세를 이어갔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29포인트(0.24%) 오른 1780.02를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5.30포인트(1.12%) 뛴 478.30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는 2350억원가량의 주식을 순매수하며 환율 하락을 거들었다.

수급 면에서는 역외 쪽 매도세와 장 후반 공급된 네고물량이 환율을 아래쪽으로 밀었다.

한 시중은행 딜러는 "장 중 개입성으로 추정되는 매매가 있었지만 큰 영향력을 발휘하진 못했다"며 "역외 매도세에 롱스탑성 물량도 좀 나오면서 전반적인 분위기가 아래쪽을 형성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오후 4시37분 현재 1.2818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84.26엔을 기록 중이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