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으로 연봉이 많은 금융권에서도 은행이 '위험회피형'으로 대표되는 일터라면 증권회사는 '위험감수형' 인재들이 몰리는 직장이다. 증권사의 대졸 신입사원 초봉은 최고 4000만원 수준으로 은행권보다 다소 낮지만,성과급 비중이 높기 때문에 주식시장이 좋을 때는 금융권 내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의 급여를 받을 수 있다. 본인의 성과에 따라 빠른 시간 내에 억대 연봉 진입도 가능하기 때문에 금융권 취업을 노리는 준비생이라면 증권사들의 하반기 공채도 고려해볼 만하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이달 또는 10월 중 모집 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하반기 채용에 들어간다. 지난 6일부터 원서 접수를 받고 있는 메리츠종금증권은 오는 19일 접수를 마감한다. 한화증권은 그룹 공채에 맞춰 7일부터 원서 접수를 시작한다. 대우증권 한국투자증권 SK증권 미래에셋증권 등도 이달 중 모집 공고를 낼 계획이다.

현대증권 동양종금증권 하이투자증권 대신증권 등은 10월에 채용 절차를 시작할 예정이다. 우리투자증권처럼 여름방학 기간 중 하계인턴 프로그램을 수료한 대학생만을 대상으로 채용전형을 실시하는 경우도 있어 내년 취업 시장에 뛰어들 사람들은 미리 증권사들의 취업 일정을 파악하는 것도 필요하다.

대표적인 증권관련 기관인 한국거래소도 지난 6일부터 원서 접수를 시작했고 13일에 마감한다. 전공 · 연령 · 학력 제한이 없으며 모집 부문은 경영학 경제학 법학 수학 · 통계학 전산학 등이다. 원서 접수는 거래소 홈페이지(www.krx.co.kr)에서만 가능하다.

증권업계 채용 규모는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대형 증권사는 100명 안팎,중소형 증권사들은 대개 50명 내외를 뽑는다. 대졸 신입사원의 초봉은 회사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3600만원 이상이다. 채용 과정은 크게 '서류전형→필기전형(직무능력평가)→면접'등으로 진행된다. 다만 회사별로 필기나 직무능력평가를 보지 않는 경우도 있고 인성검사를 보는 곳도 있다. 삼성증권이나 SK증권,한화증권처럼 그룹 계열 증권사는 그룹 차원에서 개발한 필기시험을 치러야 한다.

면접의 경우 대개 '실무진 면접'과 '임원진 면접' 등 두 단계로 진행되지만 회사에 따라 '토론면접' '프레젠테이션 면접' 등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꼼꼼히 챙겨볼 필요가 있다. 증권사는 '위험감수'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업종이기 때문에 도전정신,창의성,적극성 등을 면접과정에서 보여줄 수 있어야 하며,대부분 증권사들이 이를 중요한 면접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대부분 증권사들은 금융 관련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으면 가산점을 부여하고 있다. 현대증권 인사부 관계자는 "요즘 지원자들을 보면 증권 관련 자격증을 상당히 많이 가지고 있다"며 "자격증이 있는 사람은 오랫동안 증권사에 관심을 가지고 준비해 왔다는 인상을 줄 수 있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증권사 직원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영업직원들의 업무 성격이 갈수록 변화하고 있다는 것도 자격증 소지자를 우대하는 이유 중 하나다. 과거에는 고객의 주식매매를 지원하는 것이 영업직원의 주 업무였다. 그러나 펀드,주가연계증권(ELS) 등 증권사가 판매하는 상품이 다양해지면서 고객의 재테크 전반에 걸쳐 자산관리 계획을 짜주는 것으로까지 업무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2월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투자자 보호가 강화되면서 각종 상품을 판매할 때 필요한 자격증이 많아졌다. 과거에는 주식 위탁영업을 위한 증권투자상담사,선물 · 옵션 영업에 필요한 파생상품투자상담사 등의 자격증만 있으면 됐다. 그러나 자본시장법이 시행되면서 펀드 관련 자격증만 증권펀드투자상담사,부동산펀드투자상담사,파생상품펀드투자상담사 등으로 불어났다.

증권사는 같은 직장에 다니더라도 어떤 업무를 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난다. 증권사의 업무는 크게 영업,리서치,투자은행(IB),일반 경영지원,트레이딩(고유자산 운용) 등으로 나뉜다. 개인이 맡게 되는 구체적인 업무는 합격통보와 함께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연수를 거쳐 결정하게 된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