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근 한국통화정책패널 회장(고려대 경제학과 교수)은 "하반기 경기 둔화를 감안해 9월 기준금리 인상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3일 말했다.

오 회장은 이날 서울 금융연구원에서 열린 통화정책패널 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국내총생산(GDP)갭은 2분기 중 소폭 플러스로 돌아섰으나 3~4분기엔 다시 소폭의 마이너스로 하락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GDP갭이란 실제 GDP와 잠재 GDP 간 차이를 말하는 것으로,이 수치가 플러스를 나타내고 그 폭이 커지면 경기가 호황 국면에 들어가 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현재 경기 상황은 회복 확장 후퇴 수축 등 경기 변동 4국면 가운데 확장 국면 초입에 들어서고 있는 단계"라며 내년 2~3분기 중 경기가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국 경제의 침체가 예상 외로 깊어질 경우 정점에 도달하는 시기가 늦춰질 것"으로 전망했다.

오 회장은 물가와 관련,"올해 4분기께부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를 웃돌기 시작하겠지만 내년까지 한은 목표 범위인 4%를 넘지는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기준금리에 대해선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의 경기 회복 불확실성과 중국의 긴축 등을 고려해 3분기 중 추가 인상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4분기부터 내년 1분기까지는 세계 경제 동향을 봐가며 점진적으로 금리를 정상화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한국통화정책패널은 미국경제연구소(NBER)처럼 심층적이고 정교한 분석을 바탕으로 통화정책을 토론하고 정책 방향을 제시한다는 목표로 지난 7월 설립됐다. 초대 회장으로 오 교수가 선임됐으며 앞으로 2년간 회장을 맡게 된다.

이날 토론회는 설립 후 첫 토론회다. 회원은 김진일(고려대),남광희(국민대),주한광(세종대),구재운(전남대),신범철(경기대) 교수 등과 장민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 등 15명이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