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미국발 훈풍에 힘입어 사흘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다만 코스피 지수(0.24%)는 코스닥 지수(1.12%)보다 부진한 흐름을 나타냈다. 3일(현지시간) 미국 고용지표 발표, 6일 미국 증시 휴장 등을 앞두고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과 기관이 차익실현 매물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3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4.29포인트(0.24%) 오른 1780.02로 장을 마쳤다. 미국 경제지표 호전 및 증시 상승 등을 바탕으로 나타났던 장 초반 강세를 유지하지 못하고 점차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1780선에 복귀하며 장을 출발한 지수는 장 초반 1786.04까지 올랐으나 기관과 개인이 매도 우위로 돌아서면서 상승세가 약화됐다. 장 후반 한때 하락 반전하기도 했다.

수급상으로 외국인 및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됐지만 개인과 기관의 차익실현 매물 부담이 만만치 않았다.

이에 외국인이 이틀째 매수 우위를 이어가면서 운수장비, 화학, 전기전자 등을 중심으로 2376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지만 시장은 강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펀드 환매로 인한 투신권 매물 부담과 함께 기관이 304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고, 개인 역시 1786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선현물 가격차인 베이시스 개선과 함께 프로그램 매수세가 대거 유입됐다. 차익거래는 1832억원, 비차익거래는 2301억원 순매수를 나타내 전체 프로그램은 4133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 중이다.

업종별로 전기전자, 보험, 운수장비, 종이목재, 기계, 유통 증권 등이 올랐다. 철강금속, 화학, 음식료, 은행 등은 약세를 나타냈다.

전기전자 업종은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사자'를 나타낸 가운데 이틀째 반등세를 이어갔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하이닉스가 2∼3%대 강세를 나타냈고,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전기 등 역시 상승했다.

보험주들은 다음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면서 강세를 보였다. 동부화재와 현대해상, LIG손해보험 등이 2∼5% 뛰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혼조세였다. 현대차, 현대모비스, 삼성생명, 현대중공업 등이 상승했다. 포스코, LG화학, KB금융이 내렸고, 신상훈 사장의 검찰고소가 악재로 작용한 신한지주가 이틀째 하락세를 지속했다.

농업주들이 러시아의 곡물 수출금지 연장 소식에 강세를 보였다. 조비가 7% 넘게 뛰었고, 경농, 동부하이텍 등 역시 상승 마감했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에서는 관망심리가 커진 가운데 사흘 연속 상승에 따른 가격부담이 부담이 됐다고 진단했다.

황금단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고용지표 발표와 증시 휴장을 앞두고 관망세가 짙어졌고, 지수 역시 장 초반 상승폭을 반납했다"며 "최근 상승세를 나타낸 화학과 중국 정부정책 기대 종목군 등이 차익실현 매물로 하락했고, 정보기술(IT)주가 반등하는 등 일부분 포트폴리오 조정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상한가 22개를 포함한 433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3개 등 349개 종목이 내렸다. 109개 종목은 보합을 기록했다.

코스닥 지수 역시 사흘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기관과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가 지난 5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며 코스피보다 시원스러운 상승세를 펼쳤다.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5.30포인트(1.12%) 오른 478.30으로 장을 마쳤다. 강세로 장을 출발한 지수는 장중 큰 변동 없이 오름폭을 유지했다.

이날 기관과 외국인은 장중 내내 '사자'를 외치면서 코스닥 시장에서 주식을 사모았다. 순매수 규모도 지난 5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관이 492억원, 외국인이 342억원 매수우위였다.

반면 개인은 나흘째 주식을 매도하면서 대량으로 매물을 내놨다. 이날 811억원 순매도를 하며 지난 5월 이후 최대 순매도 규모를 기록했다.

코스닥 지수가 강세를 보이면서 최근 주춤했던 게임주들에 매기가 몰렸다. 중국 시장확대의 수혜가 기대되는 네오위즈게임즈가 7%대 급등했고, CJ인터넷, 와이디온라인. 액토즈소프트도 3~8%대 올랐다.

삼성전자의 갤럭시탭 공개로 태블릿PC 관련주들도 상승했다. 일진디스플레이가 11% 넘게 급등했다. 웅진씽크빅, 프롬써어티, 게임빌, 컴투스, 다산네트웍스도 3%대 강세였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상한가 14개를 포함한 518개 종목이 올랐고, 377개 종목은 하락했다. 124개 종목은 보합으로 마쳤다.

한편 이날 원·달러 환율은 증시 상승과 함께 사흘째 하락세를 지속했다. 전날보다 5.40원(0.46%) 내린 1175.10원을 기록했다.

한경닷컴 오정민·김다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