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올들어 54조 사들여…채권 금리 추가하락 가능성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채권금리 어떻게 움직일까
채권금리가 급락(채권가격은 상승)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탄탄한 한국 경제의 회복세,국내외 금리차,글로벌 안전자산 선호현상 등을 바탕으로 외국인이 집중 매입한 결과다. 전문가들은 그간 채권금리 하락폭이 컸지만 단기적으로 추가 하락할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론 하락폭이 제한될 것으로 전망한다.
◆얼마나 하락했나
국채 금리가 본격 하락하기 시작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지난 7월9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0%에서 연 2.25%로 인상한 직후부터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당시 "연 2.25%도 적절한 수준은 아니다"라는 말로 추가 인상을 강하게 시사했지만 금리는 오히려 떨어졌다. 지난 7월9일 연 4.52%던 5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휴일이 끝난 12일 0.01%포인트 올랐지만 이후 조금씩 내리기 시작, 지난달 금통위 전날인 11일엔 연 4.38%를 기록했다.
지난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된 후 김 총재는 다시 한번 추가 인상 필요성을 역설했지만 하락세를 막지는 못했다. 지난달 18일 중국의 한국 국채 매입이 이슈로 부각하자 5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19일 하루에만 0.1%포인트 하락했다. 지난달 말일 5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장중 한때 연 3%대로 진입하는 등 급전직하했다. 이달 들어선 그동안 하락폭이 지나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소폭 반등, 5일 현재 연 4.07%를 기록 중이다.
최근 두 달간 5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0.46%포인트 하락했다. 만기가 긴 국채일수록 하락폭이 더 컸다. 같은 기간 10년만기 국고채 금리의 하락폭은 0.52%포인트,20년만기 국고채 금리 하락폭은 0.57%포인트에 이른다.
◆왜 떨어졌나
최근 '채권랠리'를 이끄는 주체는 외국인이다. 지난달 중 외국인이 사들인 국내 채권 규모는 7조6000억원에 이른다.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외국인이 매입한 규모는 54조원에 육박한다. 외국인이 한국 채권,특히 국채를 사들이는 이유는 뭘까.
우선 한국 경제의 회복속도가 주요 선진국에 비해 빠르고 재정이 상대적으로 탄탄하기 때문이다. 한국 국채는 이제 글로벌 시장에서 안전자산 중 하나로 대접받게 됐다는 얘기다. 특히 중국의 한국 국채 편입을 눈여겨 볼 만하다. 중국은 지난해 7월까지만 하더라도 한국 국채를 사지 않았지만 지난해 8월부터 1년간 4조30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중국이 한국 경제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한국의 경제 기초체력이 좋다는 것만으로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가 설명되지 않는다. 경제가 좋으면서 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에 있다는 점이 외국인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현재 미국시장 지표물인 10년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연 2.5~2.6% 수준이다. 반면 한국의 지표물인 5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이보다 1.4~1.5%포인트 높다.
◆향후 전망은
미국과 중국 등의 향후 경기가 불확실하다는 인식이 여전한 만큼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현상은 쉽사리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이는 외국인의 한국 국채 매입을 지속토록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여기에다 국채 발행이 줄어들 것으로 분석돼 채권 금리의 추가하락을 점치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현대증권은 이달부터 연말까지 월 평균 국고채 발행규모가 4조3000억원으로 분석돼 올 들어 지난달까지의 월 평균 7조6000억원에 비해 2조3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증권은 이에따라 5년만기 국고채 금리가 이달 중 연 3.85% 수준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은 저점을 현대증권보다 더 낮은 연 3.80%로 제시했다.
그렇지만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NH투자증권은 최근 하락폭이 큰데다 한은 기준금리가 추가인상될 가능성이 높아 이달 중 5년만기 국고채 금리가 연 4% 아래로 가기는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오석태 SC제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이 이달 중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며 5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말까지 연 4.6%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
◆얼마나 하락했나
국채 금리가 본격 하락하기 시작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지난 7월9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0%에서 연 2.25%로 인상한 직후부터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당시 "연 2.25%도 적절한 수준은 아니다"라는 말로 추가 인상을 강하게 시사했지만 금리는 오히려 떨어졌다. 지난 7월9일 연 4.52%던 5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휴일이 끝난 12일 0.01%포인트 올랐지만 이후 조금씩 내리기 시작, 지난달 금통위 전날인 11일엔 연 4.38%를 기록했다.
지난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된 후 김 총재는 다시 한번 추가 인상 필요성을 역설했지만 하락세를 막지는 못했다. 지난달 18일 중국의 한국 국채 매입이 이슈로 부각하자 5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19일 하루에만 0.1%포인트 하락했다. 지난달 말일 5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장중 한때 연 3%대로 진입하는 등 급전직하했다. 이달 들어선 그동안 하락폭이 지나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소폭 반등, 5일 현재 연 4.07%를 기록 중이다.
최근 두 달간 5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0.46%포인트 하락했다. 만기가 긴 국채일수록 하락폭이 더 컸다. 같은 기간 10년만기 국고채 금리의 하락폭은 0.52%포인트,20년만기 국고채 금리 하락폭은 0.57%포인트에 이른다.
◆왜 떨어졌나
최근 '채권랠리'를 이끄는 주체는 외국인이다. 지난달 중 외국인이 사들인 국내 채권 규모는 7조6000억원에 이른다.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외국인이 매입한 규모는 54조원에 육박한다. 외국인이 한국 채권,특히 국채를 사들이는 이유는 뭘까.
우선 한국 경제의 회복속도가 주요 선진국에 비해 빠르고 재정이 상대적으로 탄탄하기 때문이다. 한국 국채는 이제 글로벌 시장에서 안전자산 중 하나로 대접받게 됐다는 얘기다. 특히 중국의 한국 국채 편입을 눈여겨 볼 만하다. 중국은 지난해 7월까지만 하더라도 한국 국채를 사지 않았지만 지난해 8월부터 1년간 4조30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중국이 한국 경제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한국의 경제 기초체력이 좋다는 것만으로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가 설명되지 않는다. 경제가 좋으면서 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에 있다는 점이 외국인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현재 미국시장 지표물인 10년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연 2.5~2.6% 수준이다. 반면 한국의 지표물인 5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이보다 1.4~1.5%포인트 높다.
◆향후 전망은
미국과 중국 등의 향후 경기가 불확실하다는 인식이 여전한 만큼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현상은 쉽사리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이는 외국인의 한국 국채 매입을 지속토록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여기에다 국채 발행이 줄어들 것으로 분석돼 채권 금리의 추가하락을 점치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현대증권은 이달부터 연말까지 월 평균 국고채 발행규모가 4조3000억원으로 분석돼 올 들어 지난달까지의 월 평균 7조6000억원에 비해 2조3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증권은 이에따라 5년만기 국고채 금리가 이달 중 연 3.85% 수준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은 저점을 현대증권보다 더 낮은 연 3.80%로 제시했다.
그렇지만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NH투자증권은 최근 하락폭이 큰데다 한은 기준금리가 추가인상될 가능성이 높아 이달 중 5년만기 국고채 금리가 연 4% 아래로 가기는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오석태 SC제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이 이달 중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며 5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말까지 연 4.6%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