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취업도 마찬가지다. 각각의 회사들이 요구하는 자기소개서 항목을 보면 어떤 인재를 원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 기업별 특징을 정확히 이해하고 자신의 경험을 구체적으로 솔직하게 쓴 자기소개서에 후한 점수을 준다는 게 인사담당자들의 공통된 얘기다. 기업들은 최근 채용 과정 가운데 자기소개서를 매우 중요하게 보는 추세다. 신입사원 공채에 학점 제한을 없애고 토익 토플 등과 같은 공인 외국어 성적도 요구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기업의 인재상을 정확히 파악하라

자기소개서를 쓰기 전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지원서를 내는 회사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이다. 예컨대 삼성전자는 '자기소개' '지원 동기 및 포부' 등 기본적 문항에 대해 군더더기 없이 정리할 것을 주문한다. 자신이 보완해야 할 점을 200자 이내로 요약하도록 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통신회사인 KT는 주요 기업 가운데 자기소개서의 분량이 가장 짧다. 성장 배경,성격의 장단점,지원 동기,입사 후 포부,특별활동 등 5개 문항에 200자씩만을 쓰도록 했다.

SK텔레콤이 올해 상반기 인턴 채용에 요구한 자기소개서 항목에는 "기존과는 다른 방식을 시도해 이전에 비해 조금이라도 개선했던 경험 중 가장 효과적이었던 것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이 포함됐다. "개선을 위해 어떤 방법을 시도했고,기존 방식과의 차이점,진행 과정에서 했던 행동과 생각 등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작성해 달라"고 요구했다.

김태영 SK텔레콤 인력운영팀장은 "면접 전에 지원자를 최대한 파악하기 위해 만든 자기소개서 문항"이라며 "질문에 포함된 내용에 모두 답하되 솔직하고 구체적으로 적어야 후한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틀에 박힌 표현은 피하라

인사 담당자들은 '비슷하고 뻔한 내용의 자기소개서'는 좋은 점수를 받기 힘들다고 말한다. LG전자 채용 담당자는 컨설팅을 받아 쓴 자기소개서보다 본인만의 독특한 표현이 담긴 경우가 좋다고 조언했다. 감정을 지나치게 과장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같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다면 숙명이라고 여기고 어떠한 일이라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와 같은 표현은 의욕이 지나친 나머지 신뢰감을 줄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여러 회사의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다가 무의식 중 생기는 실수도 주의해야 한다. 채용 전문업체 스카우트 관계자는 "이전에 적혀 있던 회사 이름을 그대로 남겨두고 자기소개서를 제출하는 사례가 많다"며 "입사지원서에 채팅 용어를 쓰거나 사진 등을 왜곡하는 것도 감점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지원 직종과의 연관성을 살려라

모두 버리기에 아까운 경력이라고 생각한다면 지원 직종과 연관되는 사항을 먼저 말하고 나머지는 뒤에서 간단히 설명하는 게 좋다. 입사지원서가 문답형 등으로 규격화돼 있으면 각각의 항목에서 자신을 최대한 알릴 수 있도록 쓰는 게 좋다. 예컨대 '경력 사항' 항목에서 직무 분야와 관련이 있는 자신의 취미나 자원봉사활동 경력 등을 적어 비전을 제시하는 것도 좋다. 인사 담당자들은 자기소개서를 통해 회사에 대한 열정을 살펴보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해당 회사의 지원 동기를 설득력있게 제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SK그룹 인사 담당자는 "지원자가 입사하기 위해 어떻게 살아왔고,왜 필요한 인재인지를 밝힌 자기소개서가 좋은 인식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