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한 여대생이 동아리 가입 '신고식'에서 폭행당했으나 학교 당국이 제대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학교와 폭행에 가담한 동아리 회원 8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실리콘밸리 일간 머큐리뉴스 인터넷판이 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 새너제이 주립대 학생인 코트니 하워드(20)는 2008년 학교 내 소수 흑인 공동체의 끈끈한 지원을 기대하고 여학생 사교 동아리 '시그마 감마 로'의 문을 두드렸다.

그러나 그가 얻은 것은 한 달 넘게 계속된 폭행을 포함한 `신고식' 뿐이었다면서 캘리포니아 샌타클라라 카운티 법원에 지난주 소송을 냈다.

그는 관련 내용을 신고한 이후에는 보복에 시달렸으며 결국 학교를 그만두고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으로 옮길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관련 대학생 4명은 이미 형사법원에서 경범죄로 90일 징역형에 2년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상태다.

새너제이 주립대학은 이 동아리에 대해 2016년까지 활동을 정지시켰다.

이 동아리 웹사이트에 따르면, 인종차별이 있던 1922년에 처음 생긴 이 동아리는 공익봉사와 리더십 함양 등을 통해 대학생활의 질을 높이기 위해 창립됐다.

500개 지부에 코린 브라인 민주당 하원의원 등 정치인과 유명 음악가와 여배우 등을 포함해 회원이 9만명에 이른다는 게 동아리 측 설명이다.

미국 대학 동아리 생활에서 서약식은 중요한 의식으로 통하며 이를 통해 강한 소속의식이 생기고 친구들을 사귀게 된다.

하지만 적지 않은 경우 그 과정에 육체적, 정신적인 괴롭힘을 당하게 되며, 그 결과 부상하거나 심지어 사망사건까지 발생한다.

실제로 법원 관련 문서에 따르면 하워드도 마치 조직폭력배들의 입단 신고식과 같은 괴롭힘을 당했다.

동아리 선배들은 처음에는 집단 괴롭힘 행사가 없다면서 가입을 권유한 뒤 "발설하면 (바늘로 입을) 꿰매겠다"고 협박하면서 눈을 가린 뒤 호스로 물을 뿌리고 냄비로 때리는 등 폭행을 가해 병원 신세를 지게 했다고 하워드는 주장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임상수 특파원 nadoo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