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한국인은 혼자일 때보다 집단에 소속돼 결정을 내릴 때 더 적극적으로 위험을 감수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도영 아주대 경영학부 교수 연구팀은 5일 이같은 내용의 ‘위험 감수성에 따른 문화적 차이; 집단촉진 효과’ 논문을 공개했다.이는 우리나라 남녀 284명을 대상으로 개인,동성집단,혼성집단 안에서 개인의 위험감수 성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연구한 것으로 2006년 호주 남녀를 대상으로 벌였던 같은 연구의 후속편이다. 논문에 따르면 한국 사람들은 혼자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할 때는 안전한 선택을 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반면 집단 내에 속하게 되면 한국 남성은 호주의 남성 집단보다 약 1.2배,한국 여성들은 호주 여성보다 약 3배 더 위험을 감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집단상황에서 관찰되는 한국인들의 강한 동조성향은 계층적 집단주의 문화가 강한 한국 조직의 특성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의 외국 경영진과 한국 실무진이 겪는 마찰 또한 집단의 결정에 순응하는 성향이 강한 한국인과 개인적 성향이 강한 서양인 사이의 문화적 차이로 해석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조직 내에서 상사가 후배들을 압박해 만장일치의 결정을 유도하는 것 등은 한국인의 집단적 사고와 쏠림행동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며 “지인이나 미디어만 믿고 위험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감행하는 개미투자자의 투자 행태나 부동산 투자 광풍 등도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아주대 측은 이 논문이 의사결정 분야의 SCI급 학술저널인 ‘판단과 결정(Judgment and Decision Making)’에 게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