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여부에 대해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은 뭔가 알고 있는 게 분명하다. 이 같은 정황은 이 전 중수부장의 발언에서 잇따라 감지되고 있다.

그는 최근 인사청문회에 불출석한 데 대해 정치권이 고발하자 "청문회에 나오지 말라더니 고발하는 건 무슨 경우인가"라며 불쾌해했다. 그는 또 "현직이 아니라서 만만한가"라는 말도 했다.

이 전 부장은 얼마 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차명계좌가 과연 있느냐"는 질문에 즉답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재차 "(만약 있다면) 노 전 대통령이 640만달러를 받으면서 만든 것이냐"는 물음에 대해선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고 해 다른 뭔가가 있음을 암시했다. 그는 지난달 기자와의 통화에서도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차명계좌와 관련한 발언은 다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나왔다. 그는 조현오 경찰청장의 차명계좌 발언에 대해 "틀린 것도 아니고 맞는 것도 아니다. 꼭 차명계좌라고 하긴 그렇지만,실제로 이상한 돈의 흐름이 나왔다면 틀린 것도 아니지 않나"고 말했다.

그의 발언을 종합해 보면 그는 뭔가 알고 있고 검찰이나 정치권이 조사를 하면 응할 수도 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란 해석이 가능하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