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담은 한가위] 주는 사람 부담은 쏙 빼고…받는 사람 마음엔 쏙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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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선물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22일)이 2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맘 때면 가족이나 친지,지인들에게 어떤 선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할까 고민하게 된다.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형편에 맞게 예산을 짜고 친분 관계에 따라 가격대를 정해 보지만 막상 선물을 고르기는 쉽지 않다.
혹시나 상대방이 무성의하다고 느끼지는 않을지,아니면 너무 부담스러워하지는 않을지 망설이게 된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매장을 찾아 진열된 선물세트를 둘러보고 선물 카탈로그를 뒤적여 봐도 마찬가지다. 알뜰형 실속제품부터 초고가 프리미엄 선물세트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수많은 상품들이 나와 있지만 선물 선택의 어려움은 쉽게 덜어지지 않는다.
그럼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 직접 추석 선물세트 구성을 지휘한 상품본부장들은 소비자들에게 어떤 상품을 권할까. 한국경제신문은 소비자들이 선물을 고르는 데 도움을 주고자 롯데 · 현대 · 신세계 등 백화점 '빅3'와 이마트 · 홈플러스 ·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빅3'의 상품본부장들로부터 가격대별로 선물 추천을 받았다. 업종의 특성을 고려해 백화점은 △10만원 이하 △10만~30만원 △30만원 초과로,대형마트는 △3만원 이하 △3만~5만원 △5만~10만원 △10만원 초과 등으로 나눠 가격대별로 3~5개씩 추천을 받았다.
◆백화점,협력사 공동개발 고품질 신선식품 추천
백화점 상품본부장들은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고 매출 비중이 높은 정육(한우),수산물(굴비 · 멸치 · 선어),과일(사과 · 배 · 곶감) 등 명절 3대 상품군 위주로 선물을 추천했다. 추천 선물세트는 대부분 각 백화점들이 명예와 자존심을 걸고 협력업체들과 함께 개발, 단독으로 선보이는 상품들이다.
롯데는 올 추석에 처음 선보인 신선식품 전문 브랜드인 '프레가'의 이름으로 '실속 사과 · 배 혼합세트'(6만5000원)를 내놨다. 과일 고유의 향미와 색감이 우수한 홍로사과 7개와 신고배 6개를 엄선했다. 또 전남 신안군 도초도에서 3년 숙성된 천일염으로 만든 굴비세트(21㎝ · 10마리, 20만원)와 청정지역에서 유기농 사료로만 키워 유기 축산물 인증을 받은 한우선물세트(4.2㎏, 65만원)를 가격대별 대표 선물로 내놨다.
현대는 보리알을 밑에 깔고 건조하는 전통방식으로 일반 굴비보다 건조율이 3~4배 높은 '바다애찬 영광 통보리 굴비세트 난호'(20마리,10만원)와 지난해 추석에 베스트셀러 과일상품으로 등극한 '사과 · 배 혼합세트 난호'(사과 · 배 각각 6개,9만5000원)를 실속형 선물로 내세웠다. 현대는 또 지난해보다 가격이 싸져 한우의 인기가 높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찜갈비,등심불고기,국거리 등 용도에 맞게 조리할 수 있도록 구성한 '현대 화식한우 국호'(3㎏,33만원)등 한우세트를 5개 품목이나 추천했다.
신세계는 곶감 명산지인 지리산 산청 지역에서 생산된 개당 80g이상의 '거손' 곶감 30개로 구성된 세트(15만원)와 28~32개월 된 한우를 선별, 0~4도에서 8주일간 건조시킨 고급 숙성 한우세트(2.4㎏,45만원)를 각각 대표 과일 및 한우세트로 꼽았다. 또 28㎝ 이상 길이의 알배기 참조기를 고급 천일염인 토판염으로 간을 한 전통 굴비세트(10마리,95만원)를 굴비 최고급 상품으로 추천했다.
◆대형마트는 청정지역ㆍ친환경 식품 '강추'
대형마트 상품본부장들도 7800원짜리 식용유세트에서부터 99만원짜리 '황제 굴비'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선물을 추천했다. 3만원대 이하 추천목록에는 대형마트의 명절 선물 매출에서 비중이 가장 높은 가공식품ㆍ생활용품 세트들이 리스트에 올랐다.
이마트는 CJ제일제당의 카놀라유(500㎖)와 포도씨유(500㎖)로 구성된 'CJ 프리미엄유 6호'를 낱개로 사서 합산한 가격보다 30% 저렴한 8400원에 선보였다. 또 명절 이후 반찬으로 활용하기 좋은 햄과 참치로 구성, 이마트 가공식품 세트 중 8년 연속 최다 판매 1위를 기록한 '동원 25호'(참치캔 12개ㆍ런천미트 4개,2만9500원)를 실속형 상품으로 추천했다. 롯데마트도 해표 식용유 세트인 '해표 감사 16호'(9900원),동원F&B와 공동으로 사전기획한 동원참치와 카놀라유,포도씨유 등으로 구성된 '동원 혼합 27호'(2만9500원)를 권했다.
대형마트들은 또 먹을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반영,청정지역에서 자랐거나 친환경 방식으로 재배한 식품을 전면에 내세웠다. 홈플러스는 3만원 이하 저가형 상품도 가공식품ㆍ생활용품 대신 △곰취,곤드레,더덕취,고사리 등 강원도 산골짜기에서 건조한 나물을 모은 '6가지 건나물세트' △지리산에서 재배한 '마천농협 흑마늘세트'(각 2만9900원) △뉴질랜드 청정지역에서 친환경농법으로 키운 '제스프리 유기농그린키위세트'(2만7900원) 등을 추천했다.
이마트는 강원도 동막골의 해발 580m 이상 고랭지에서 인공시설 없이 재배한 '두메산골 옹고집으로 키운 친환경 사과세트'(15개,4만9800원)와 개화부터 수확까지 배에 봉지를 씌우지 않고 키운 '자연햇살을 가득 담은 배'(12개,4만4800원)를 과일 대표 상품으로 선보였다.
10만원 이상 고가 친환경 상품으로 홈플러스는 강원도 홍천의 해발 600m 고랭지에서 자란 더덕을 선별한 '프리미엄 더덕세트'(2㎏,11만9000원),롯데마트는 농림수산식품부 주관으로 열리는 '친환경 농산물 품평회'에서 수상한 이상오 명인의 사과와 한강희 명인의 배를 엄선한 '유기농 과일 선물세트'(배 6개ㆍ사과12개,12만5000원)를 각각 추천리스트에 넣었다.
이색 선물세트 중에서는 이마트가 유통업계 최초로 프라이팬을 선물세트로 구성한 '테팔와인 프라이팬세트'(7만원),롯데마트가 중국 쓰촨지역에서 생산되는 전통주인 수정방과 백주잔 2개로 구성한 '수정방 38% 세트'가 눈길을 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