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선물 가운데 가장 인기있는 품목은 한우다. 백화점 선물세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달할 정도다. 특히 올 추석은 고급 선물세트를 한우가 석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우는 사육 두수가 증가한 덕분에 가격이 5~10%가량 떨어진 반면 기상이변과 어획량 감소로 인해 한우의 '라이벌'인 과일과 수산물 가격은 급등했기 때문이다.

백화점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들이 추석을 앞두고 한우 선물세트 물량을 대폭 늘린 이유다. 소비심리가 회복세에 접어든 것을 반영, 유통업체들이 프리미엄 한우 선물세트를 크게 늘린 것도 올 추석 선물의 특징이다.

◆백화점, 자존심을 건 한우전쟁

롯데백화점은 '팔도 한우 선물세트' 등 다양한 한우 선물을 내놓았다. 팔도 한우 선물세트(4.2㎏)는 고급 한우로 잘 알려진 '횡성한우' '청풍명월 한우' '총체보리 한우' '장수 한우'의 인기 부위만 엄선해 만든 선물세트다. 50세트만 한정 판매하며 가격은 65만원이다. '한우 진미세트'(4.2㎏ · 63만원)는 꽃등심 살치살 부채살 차돌박이 치마살 안창살 토시살 등 각 부위별 풍미를 느낄 수 있는 프리미엄 세트다. '총체보리 한우 1호세트'(2.8㎏ · 36만원)는 국내산 총체보리,생볏짚,쌀겨 등으로 만든 배합사료를 먹고 자란 신토불이 한우로 만든 선물세트다.

현대백화점도 다양한 프리미엄 한우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출산 경험이 없는 암소로 만든 한우 선물세트가 대표적인 예다. 일반 암소에 비해 육즙이 풍부한데다 쫄깃한 식감이 그만이다. 가격은 일반 암소에 비해 30%가량 높다. 찜갈비(1㎏) 등심로스(1㎏) 양지 국거리(1㎏) 불고기(1㎏) 찜갈비 양념소스(500g)로 구성된 매(梅)호 가격은 48만원.임금님 수랏상에 올랐다는 제주 흑한우와 토종 칡한우도 선보인다. 매호 기준으로 제주 흑한우는 45만원,토종 칡한우는 50만원이다. 현대백화점은 이 밖에 유기농 옥수수,보리,밀 등을 먹여 키운 유기농 한우와 클래식 음악을 들려주며 기른 화식한우 선물세트도 내놓았다.

신세계백화점은 강원도에서 제주도에 이르기까지 유명한 한우 산지를 찾아다닌 끝에 프리미엄 선물세트를 개발했다. 대표적인 상품은 '명품 한우 수라갈비'(3.0㎏ · 50만원)다. 논산 함평 영광에서 자란 한우의 가장 맛있는 6~8번 갈비대를 불갈비 형태로 만들었다. 조선호텔 조리장이 만든 특제 불갈비 양념도 들어있다. '명품 목장한우 스페셜'은 등심꽃살 살치살 안창살 제비추리 등 특수부위로 구성한 선물세트.소금구이가 제격인 만큼 국내산 천일염을 함께 넣었다. 가격은 4.4㎏에 100만원이다.

갤러리아백화점이 올해로 19년째 내놓은 '강진맥우 선물세트'는 두충 갈근 등 한약재가 들어간 막걸리를 먹고 자란 한우로 구성한 제품이다. 갈비 2.0㎏,등심 0.6㎏,채끝 0.6㎏,국거리 0.9㎏으로 구성된 신선혼합세트 가격은 40만원.

◆대형마트도 프리미엄 한우 선보여

이마트는 한우 냉장 3만5000세트,한우 냉동 5만세트를 준비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작년에 비해 경기가 좋아진 것을 감안해 1++ 등급 이상 프리미엄급 세트 물량을 50% 이상 늘렸다. 가장 눈에 띄는 제품은 '마블링 No.9'.1++ 등급 한우 중에서도 최상위 육질로 치는 '마블링 No.9'으로만 구성한 제품으로 가격은 2.8㎏에 50만원이다. 또 명품 횡성한우 1++ 등급 갈비세트(3.6㎏)를 30만원에 내놓았다. 대형마트답게 저렴한 제품도 선보였다. '한우암소 냉장3호'(국거리 1.4㎏,불고기 1.4㎏,장조림 1.4㎏)는 17만5000원에,'한우암소 혼합2호'(갈비 0.9㎏,국거리 0.75㎏,불고기 0.7㎏)는 10만5000원에 판매한다.

홈플러스는 26종의 한우세트를 마련했다. 평창 영월 정선지역에서 키운 대관령 한우를 새로 선보이고,농협과 공동 기획한 선물세트도 내놓았다. DNA 검사를 통해 한우인지 여부를 100% 검사한 것도 특징이다. '홈플러스-농협 안심한우' 가운데 육질 1등급 이상인 고급육은 '홈플러스-농협 안심한우 으뜸선한우'로,2~3등급은 '홈플러스-농협 안심한우'로 각각 표기했다. '으뜸선 1++ 갈비세트'(3㎏)는 24만9000원,'으뜸선 한우정육 갈비세트'(2.6㎏)는 18만9000원이다.

롯데마트는 축산 선물세트를 작년보다 40%가량 늘렸다. 대표적인 제품은 분만 경험이 없는 한우로 만든 '미경산(未經産) 한우 선물세트'다. 구이용 1.2㎏,갈비 0.6㎏,정육 1.8㎏으로 구성된 세트는 50만원이다. 롯데마트는 이 밖에 지리산 순한 한우 중 1++ 등급으로만 만든 프리미엄 찜갈비 세트(4.8㎏)를 45만원에 내놓았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