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5일 수억달러를 들여 카불은행 구제에 나설 방침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6일 전했다.아프간 최대 은행인 카불은행의 경영진들은 지난달 투자 실패와 비 정상적인 부동산 대출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카불은행은 주요 주주로 있는 아프간 고위 인사들에게 약 3억달러의 불법 대출을 하는 등 부패의 온상으로 불리고 있다.카불 은행이 파산 위기에 몰리면서 예금자들이 이달 1~2일 이틀간 1억8000만달러(약 2115억원)를 인출했다.은행 전체 예금액 13억1000만달러의 약 15%에 달하는 규모다.아프간 정부는 군경 인력을 동원해 예금자들이 은행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삼엄한 경비를 하고 있다.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은 2일 “카불은행은 안전하며,패닉에 빠지거나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그는 “정부의 외환보유액이 48억달러에 달한다” 며 “카불은행을 지원할 현금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미 재무부는 아프간 당국의 조치 이후 전문가를 파견,위기 타개를 위한 기술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카불은행은 2001년 미국이 아프간을 침공해 탈레반 정권을 무너뜨린 뒤 미국의 도움을 받아 설립된 은행이다.그동안 카불은행은 카르자이 대통령의 동생인 마무드 카르자이와 모하메드 카심 파힘 부통령의 동생인 하신 파힘 등 영향력 있는 인물들의 보호를 받았다.

마무드 카르자이는 은행 지분의 7%를 보유하고 있으며,하신 파힘은 은행으로부터 9200만달러를 대출받아 개인 사업에 투자했다.지난해 대통령 선거 당시 카르자이 대통령 측에 정치자금 수백만달러를 지원하기도 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