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t급 이상 국내 대형 상용차시장이 올 가을부터 지각변동 조짐을 보이고 있다. 내년 3월부터 대형트럭에 적용되는 유로-5 배기가스 규제를 앞두고 이달 볼보트럭이 SCR 신차를 출시하는데 이어 현대차도 다음 달 SCR 방식의 대형트럭을 내놓을 전망이다.

◆현대차·볼보트럭 유로-5 신차 SCR트럭 출시 예고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볼보트럭은 오는 8일 경기 동탄 소재 리베라 컨트리클럽 에메랄드 홀에서 유로-5 신제품 'FH16'을 출시한다. 볼보트럭 측은 유로-4 기준보다 더 엄격해지는 배기가스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SCR트럭을 국내 처음으로 판매 개시한다고 밝혔다.

또한 현대차도 오는 10월 유로-5 신형 모델 출시를 앞두고 일부 대형트럭 라인업을 기존 EGR 방식에서 SCR로 교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용차는 올 들어 요소수 제조사인 삼성정밀화학으로부터 유록스를 공급 받아 남양연구소에서 SCR엔진 테스트를 진행해 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 회사 관계자는 "유로-5 신차 출시를 앞두고 일부 대형트럭 라인업에서 기존 EGR트럭이 SCR 방식으로 바뀌는 것으로 안다"면서 가급적 언급을 자제했다.

이전까지 국내 대형 상용차시장은 배기가스 재순환 방식의 EGR트럭이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해 왔다. 올 1~8월까지 이들 두 가지 엔진방식의 판매 비율은 EGR트럭 2604대, SCR트럭은 711대로 EGR이 절대적으로 앞서 있다.

이는 수입업체 1~2위를 다투고 있는 볼보와 스카니아가 EGR트럭을 판매한 데다 독일 만트럭과 현대트럭 등 4개사가 EGR 방식을 고수해 왔기 때문이다.

반면 요소수를 넣고 환원 촉매 반응을 일으켜 대기 유해물질을 없애는 SCR 방식은 타타대우상용차, 메르세데스-벤츠, 이탈리아 이베코트럭 등 3개사로 수적으로 뒤져 있다.

◆SCR 선호도···3개사에서 5개사로 늘어

그동안 국내 대형트럭 시장은 요소수를 공급하는 인프라 부족 등을 이유로 SCR트럭보단 EGR트럭이 더욱 잘 맞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또한 대형트럭 운전자들 사이에 요소수 교육이 잘 되지 않았던 점도 문제로 지적돼 왔다.

하지만 유로-5 도입을 앞두고 SCR트럭 선호도는 기존 3개사에서 5개사로 늘어나 대형트럭 시장의 지각변동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 1, 2위를 다투고 있는 현대와 볼보트럭이 SCR 신제품을 내놓게 되면 기존 대형 상용차시장의 점유율이 바뀔지도 관심을 모으는 대목이다.

특히 작년부터 전년 대비 판매량이 급감한 타타대우는 올 들어서도 현대트럭에 비해 크게 뒤쳐져 있다.

타타대우는 작년 하반기부터 이베코엔진을 장착한 신형 브랜드 '프리마'를 판매하고 있으나 올해까지 판매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타타대우 관계자는 "그동안 현대차가 EGR트럭을 판매하고 있어 SCR트럭을 마케팅하는데 다소 걸림돌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현대가 SCR트럭으로 바뀐다면 프리마 판매도 지금보다 긍정적 효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