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1위,액정표시장치(LCD) 패널 1위,평판 TV 1위,휴대폰 2위의 위상을 갖고 있는 글로벌 선두의 정보기술(IT) 업체다. 2008년 4분기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6400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특유의 과감한 투자전략과 발광다이오드(LED) TV 등 신제품 개발을 통해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이제는 '승자독식' 효과를 톡톡히 맛보고 있다.

◆사상 최대 분기실적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5조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작년 2분기 영업이익이 2조7000억원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꼭 1년 만에 2배로 영업이익을 키운 셈이다. 지난 7월 이후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성장률 전망치와 PC 수요 예상치가 계속 하향 조정되고 있지만,삼성전자는 3분기에도 사상 최대 수준인 5조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신제품의 경쟁력이 돋보이는데다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이 늘면서 수익성은 점차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문별로는 반도체 사업의 영업이익이 3조16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분기 대비 증가율은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2분기 연속 3조원대의 영업이익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수익 창출 능력을 자랑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시장의 우려처럼 D램 가격 하락률이 확대된다고 해도 삼성전자는 40% 전후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D램과 낸드 플래시의 제품비중을 적정 수준으로 조절해놨기 때문에 업황 둔화에 어떤 경쟁업체들보다도 능동적인 대처가 가능하다. 따라서 D램 가격 하락폭이 크면 클수록 삼성전자의 실적과 주가의 하방 경직성은 더 돋보일 것이다.

휴대폰 사업은 '갤럭시S' 등 신제품 출시 효과가 발휘되며 영업이익이 1조1000억원대로 전 분기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1분기 1조원대를 회복한 뒤 2분기엔 스마트폰 출시가 지연되면서 잠시 주춤했지만 다시 증가 추세를 회복할 것이란 얘기다. 그동안은 스마트폰이 삼성전자의 약점으로 지적돼 왔지만 '갤럭시S'가 초반 인기몰이에 성공하며 역량을 검증받은 데다,향후 중 · 저가 스마트폰으로까지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어서 점차 경쟁력을 되찾을 전망이다. 제품가격 상승에 이머징 마켓을 중심으로 보급형 제품의 출하도 늘어 시장점유율도 다시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LCD 패널은 TV 업체들의 재고조정 및 패널가격 하락 압력으로 영업이익이 70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TV를 포함한 디지털 미디어 사업부문 영업이익은 5100억원 규모로 전 분기 대비 소폭 늘겠지만,일본 업체들과의 가격 경쟁 등을 감안하면 예상치를 밑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올 연간으로는 4분기 이익 감소폭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19조원 중반대의 영업이익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10조9000억원 대비 180% 많은 수준이다. 내년에는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장기화되지만 않는다면 올해 대비 이익 감소폭이 10~15%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끊임없는 경쟁력 확보가 화두(話頭)

삼성전자가 직면하고 있는 최대 이슈는 △반도체 미세공정 확대 속도 △세트부문의 신제품 경쟁력 △미래 신수종사업 발전을 위한 계열사 간 유기적 협조 등이다.

삼성전자 이익의 핵심은 반도체이고,이런 구도는 상당 기간 변하지 않을 전망이다. 그만큼 D램과 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의 미세공정 양산 확대 속도를 얼마나 지속적으로 늘릴 수 있고,경쟁사보다 앞서갈 수 있느냐가 가장 큰 이슈다.

현재 삼성전자는 30나노급 D램의 양산을 시작한 상태다. 대부분 한단계 낮은 40나노급과 50나노급 초기 양산상태에 머물고 있는 경쟁업체들에 비하면 기술 경쟁력이 1년 이상 앞서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4분기 이후 D램 가격 하락이 본격화될 우려가 있는 상황이어서 미세공정 양산 속도는 원가 하락에도 불구,상당 기간 높은 수익률을 유지할 수 있는가를 판단할 수 있는 관건이 된다.

사업부문별 신제품의 경쟁력 확보도 중요한 이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LCD와 LED,3D TV로 이어지는 고부가 제품 출시로 시장점유율 극대화 전략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왔지만 향후 일본 업체들이 벼랑끝 공세에 가격 인하 정책으로 대응할 경우 시장 지배력 확대 여부가 실적과 주가에 주요 변수가 될 것이다.

애플의 아이패드와 경쟁하게 될 '갤럭시탭',아이폰4와 경쟁하게 될 갤럭시S 신제품 등의 시장점유율 경쟁이 어떻게 전개되는지도 주목할 만한 변수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경쟁에 비교적 늦게 뛰어들었지만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의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디스플레이를 장착,특유의 하드웨어 차별화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달 출시된 태블릿 PC 갤럭시탭은 아이패드와 달리 화면이 작으면서도 통화기능을 보유하고 있어 스마트폰을 좀 더 확대한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모바일 기능에 충실하고자 한 제품인 만큼 '거실용' 아이패드와 어떻게 경쟁하게 될지 주목된다.

핵심 투자전략 및 미래 신수종사업의 발전을 위한 계열사 간 협력은 비단 삼성전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LCD 사업에서 경쟁사들이 적극적인 투자와 생산량 확대로 추격할 경우 공격적으로 맞대응에 나서야 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이는 곧 시장 지배력을 압도적인 수준으로 넓힐 수 있는 핵심 사항이다. 그간 축적된 삼성전자의 현금흐름과 자신감을 감안하면 충분히 맞불을 놓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하지만 지난 5월 밝힌 그룹의 미래 신수종사업(바이오,자동차용 전지,태양전지,의료기기,LED) 육성 방안과 적절한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 이건희 그룹 회장의 복귀로 그룹 전체의 컨트롤 타워 역할이 다시 살아났다는 점에서 조직 경영의 스피드와 계열사 간 조율이 삼성전자가 짊어져야 할 과제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