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IT기업들이 세금 문제로 인해 해외에서 벌어들인 엄청난 규모의 이익을 미국 내로 들여오지 못하고 있다고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이 6일 보도했다.

이들 기업은 다른 기업들과 함께 세금을 일정기간 감면 또는 면제해주는 텍스홀리데이(tax holiday)를 위한 로비에 동참하고 있으나 이 제도의 도입이 단기간에 이뤄질 가능성이 없자 해외에서 기업 인수합병(M&A)에 나서고 있다.

모건스탠리 서부연안 투자담당인 드류 구에배라는 이에 따라 "해외에 현금이 묶여 있기 때문에 IT기업들의 해외 M&A 가 더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실제로 올해들어 지금까지 미국 기업들이 인수자로 참여한 미국외 IT 관련 M&A 규모가 76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으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8%나 증가한 것이다.

구글은 지난 4월 이스라엘의 애플리케이션 개발업체인 랩픽시스와 지난 5월 스웨덴의 글로벌IP솔루션 인수 등을 포함해 올해 들어 모두 7개사를 해외에서 사들였다.

인텔은 최근 독일 반도체회사인 인피니온 테크놀러지를, 마이크론테크놀러지는 지난 2월 스위스의 플래시메모리칩 제조사인 뉴모닉스 홀딩스를 각각 인수했다.

시스코의 최고경영자(CEO) 존 챔버스는 지난 6월 보스턴의 한 콘퍼런스에서 내년에 세금 관련 규정이 바뀌지 않으면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매우 공격적으로 (M&A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스코는 상대적으로 높은 미국의 세율로 인해 380억 달러의 현금 가운데 300억 달러를 해외에 쌓아놓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IT기업들이 이처럼 이익을 미국으로 들여오겠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현금으로 쌓아놓은 이익의 규모가 엄청나고 상대적으로 부채로부터도 자유로운데다 자금이 미국 내로 들어오면 새 제품 개발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한편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플리츠 폴레이 부교수는 일본과 영국이 세금관련 법안을 올해 개정함에 따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국가 가운데 해외 이익에 대해 두배의 세금을 부과하는 나라는 미국이 유일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임상수 특파원 nadoo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