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지난달에 이어 재차 1800선 탈환을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지수 상승의 발목을 잡아온 펀드환매 흐름이 어떻게 진행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코스피 1800선 이후 펀드가입자들이 이미 1700선 후반대에서 환매에 나섰던 만큼 당분간 지수하락 압력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란 의견과 여전히 매물벽에 가로막혀 있다는 신중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배성진 현대증권 펀드 애널리스트는 7일 "2009년 3월 이전까지 코스피 1700~1800선대에서 유입된 자금이 9조6000억원이고, 이후부터 지난 3일까지 신규 설정된 금액은 7조4000억원, 해지는 18조5000억원이었다"면서 "신규 자금 7조4000억원은 그대로 묶여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18조5000억원과 9조6000억원의 차이인 8조6000억원이 더 해지됐다는 얘기고 이 자금은 1800선 이상에서 유입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다면 1800선 이상에서 유입된 자금들의 환매가 어느정도 이뤄졌다고 추론할 수 있는 만큼 향후 환매압력은 1850선까지는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정 지수대와 상관없이 지수가 상승을 시도할 때마다 남아있는 물량들이 점진적으로 출회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매물벽이 집중돼 있는 1850~1950선 이전까지는 지수에 부담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 3일과 6일 각각 1878억원, 1797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인 투신은 이날 순매도로 전환하기는 했지만 그 규모가 164억원에 그치고 있다.

반면 코스피지수가 1800선을 돌파할 경우 재차 환매 압력이 시작될 것이란 의견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김순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주식형 펀드 투자의 최근 모습이 고가 매도, 저가 매도라는 기조적 흐름을 보여온 만큼 지수가 1800선을 뚫을 경우 환매물량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코스피 1800선 위에 남아 있는 국내 주식형 펀드 자금 규모는 18조7000억원으로 추정된다"며 "특히 1850선 이하에 몰려있는 4조5000억원의 환매 부담은 여전히 무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