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아이스크림 기업 하겐다즈는 최근 새로운 영업기회를 발굴하고 프랜차이즈 매장을 관리하기 위해 새로운 CRM(고객관계관리) 시스템이 필요했다. 기존 CRM은 엑셀 스프레드시트와 프랜차이즈 계약데이터를 활용하는 수준이어서 전 세계 50개국 1000여개 매장을 관리하기에는 벅찼다. 그래서 도입한 시스템이 클라우드컴퓨팅 방식을 활용한 세일즈포스닷컴의 영업관리시스템.이 시스템은 하드웨어 · 소프트웨어 등 각종 콘텐츠를 일정 요금을 지불하고 필요한 만큼 빌려 쓰는 것이다. 초기 투자비용을 줄이면서 단시일에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게 이 시스템의 장점이다.

새 시스템 도입 성과는 놀라웠다. 전 세계 1000여개 매장의 고객관리를 이 시스템으로 통합하는 데 걸린 시간은 6개월.게다가 실시간으로 수집되는 해외 매장의 고객정보를 통해 시시각각 변하는 고객의 입맛과 선호도를 파악,신제품 개발에 반영할 수 있었다. 예컨대 벌꿀과 같은 천연재료를 아이스크림 원료로 사용하는 데 대해 소비자들이 거부감을 갖는지 등 세세한 정보도 얻을 수 있었다. 하겐다즈처럼 해외 선진기업들은 영업 · 고객관리 프로세스에 클라우드컴퓨팅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세일즈포스닷컴이 제공하는 플랫폼인 '포스닷컴'이 대표적이다.

클라우드컴퓨팅 기반의 시스템은 개별적으로 프로세스 관리 소프트웨어를 사 구축하는 것보다 손쉽게 이용할 수 있고 설치비용도 없다는 게 장점이다. 해당 기업의 영업 및 고객관리 특성을 감안해 맞춤형으로 시스템을 설계할 수 있다는 것도 클라우드컴퓨팅 기반의 시스템이 갖는 특징이다.

싱가포르의 온라인마케팅 기업인 퍼플클릭.이 회사도 클라우드컴퓨팅 기반의 영업 · 고객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성공한 케이스다. 퍼플클릭은 새 시스템 도입 결과 영업성공률을 기존 대비 30% 이상 향상시킬 수 있었다. PC나 모바일을 통해 실시간으로 각종 정보를 체크할 수 있어 영업사원들이 불필요한 문서작업에 매달리는 시간을 최소화해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었다. 또한 고객의 소스를 유형별로 파악해 장기적으로 영업 및 마케팅 활동의 전략을 짤 수 있어 영업 수주성공률을 30% 끌어올렸다.

전문가들은 클라우드컴퓨팅 기반의 프로세스 관리 시스템이 갖는 최대 장점 중 회사 차원의 고객 · 영업관리망 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을 꼽는다. 기존 시스템이 개별 영업사원의 재량에 고객 · 영업관리를 상당부분 의존하는 것과 달리 클라우드컴퓨팅 기반 시스템은 모든 정보를 실시간으로 통합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합 관리시스템이 없을 경우 유능한 세일즈맨이 퇴사하면 회사의 영업,마케팅에 큰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며 "클라우드컴퓨팅 기반의 통합관리 시스템이 그런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