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비리 다른 사립학교도 재조사

서울의 한 명문여고에서 간부 자녀의 `성적 조작'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서울시교육청이 해당 학교는 물론 유사한 비리 의혹이 제기된 다른 사립학교까지 재조사를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교육청은 7일 오전 교내 경시대회에 참가한 간부 딸의 성적을 조작한 의혹을 받고 있는 모 명문여고에 중등교육정책과 소속 장학사 2명을 급파했다.

시교육청은 이 학교 관계자들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조사한 뒤 다른 교내 수상실적이나 내신성적 등과 관련해 미심쩍은 면이 드러나면 전면감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이 학교에서는 지난 6월 교내수학경시대회에서 교무차장의 딸 A양(고3)이 수상할 수 있도록 채점기준이 조작되는 등 교내 수상실적을 몰아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시교육청은 이와 함께 양천고, 진명여고, 서울외고 등 그동안 사학비리로 진통을 겪어온 다른 서울시내 사립학교도 재조사에 착수할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소속으로 최근 시교육청 감사담당관에 임용된 송병춘 변호사는 "이들 학교 문제를 어떻게 마무리할지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송 감사관은 "감사라기보다는 기존 사건을 한번 정리해 줘야 할 상황"이라면서도 "이미 많은 것이 드러났는데 사후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경우가 있다"고 덧붙였다.

시교육청은 재조사를 벌여 미흡한 점이 드러나면 재감사를 실시하거나 추가 제재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진명여고에서는 재단의 횡령 및 인사비리가 불거져 재단이사 퇴진 운동이 일고 있으며, 서울외고와 양천고는 이사장이 횡령ㆍ수뢰ㆍ부정입학과 급식비리 등 혐의로 각각 기소된 상태다.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hwang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