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 국가들의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올 여름 중동에서는 쇠고기와 양고기 등 육류 가격이 30% 이상 올랐다. 시장에서는 양을 제물로 바치는 이슬람권의 최대 명절 에이드알아다가 있는 11월까지 고기 값이 계속 오를 것으로 본다. 경제학자들은 사우디의 물가 추이에 주목하고 있다. 중동 최대 경제권인 사우디의 물가 변동이 주변국에 미칠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사우디는 지난 7월 물가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7% 올랐다. 6월보다는 5.5% 상승했다. 이집트 투자은행인 EFG에르메스는 올해 사우디의 물가상승률을 약 5.8%로 내다봤다. EFG에르메스는 사우디의 2011년,2012년 물가상승률을 각각 7.2%,8%로 전망했다. 쿠웨이트 물가도 지난 5월 2.9% 상승한 데 이어 6월 3.4% 올랐다.

중동지역 물가상승은 식료품 가격이 주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FT는 중동지역의 물가상승은 식료품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사료의 원료가 되는 곡물 값이 급등하면서 국제 육류 가격도 최근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모니카 말릭 EFG에르메스 수석연구원은 "물가상승 폭이 임금 상승률을 넘어서면서 중동지역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떨어지는 등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