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프푸드 '계란 살균기술' 10여國서 러브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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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모넬라균 오염 계란 파동에 美·태국 육계업체 등 잇단 문의
中 최대 축산회사와 MOU
中 최대 축산회사와 MOU
조용식 세이프푸드 대표(54)는 최근 세계 각지에서 걸려오는 이메일과 전화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미국,일본,중국,이란,파키스탄 등 10여개국의 수십여 업체들이 최근 한 달 사이에 세이프푸드의 기술을 도입할 수 있는지를 잇따라 문의해왔기 때문이다. 종업원이 12명에 불과한 이 회사를 주목받게 만든 이유는 지난달 중순 미국에서 발생한 계란 리콜사태다.
미국의 계란 리콜사태는 살모넬라균에 오염된 계란이 발견되면서 발생했다. 미국은 불과 20여일 사이에 5억5000만개의 계란을 리콜했다. 미국인의 보름간 섭취량에 해당되는 것으로 단일 식품 리콜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하지만 계란 살모넬라균 살균 특허를 가진 회사는 미국 식품 회사인 NPE와 한국의 세이프푸드 밖에 없는 상황.이 때문에 난데없이 세이프푸드가 각국 식품회사들의 러브콜을 받게 된 것이다. 기술 도입을 문의한 회사 중에는 미국 최대 양계업체인 칼메인(Cal-Maine)과 동남아시아 최대업체인 태국 CP도 포함됐다.
"사실 10년 전에 이 같은 상황을 어느 정도 예견했습니다. 미리 대비하고 연구해 이제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는 셈이죠."
양계 설비를 만들던 조 대표는 1999년 말 미국 정부가 '에그 세이프티 플랜(Egg Safety Plan)'을 발표하는 것을 보고 계란 살균 기술 연구에 착수했다. 법인 설립은 2003년.에그 세이프티 플랜은 향후 10년간 살모넬라균 오염 계란을 단계적으로 줄여 2010년에는 계란 내부의 살모넬라균 허용치를 '제로(0)'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미국은 이에 따라 지난 7월 관련 법을 통과시켰고 8월 대규모 리콜사태로 번진 것이다.
세이프푸드는 2003년과 2006년 살균 계란에 대한 국내 특허와 미국 특허를 각각 획득했다. 조 대표는 "계란 살균 기술의 핵심은 온도제어기술에 있다"고 설명했다. 계란을 물속에 넣어 저온살균하려면 10t 이상의 물을 1도 미만으로 제어해야 한다. 고도의 반도체 관련기술이 있어야 가능하다. 이 온도제어기술은 국내 반도체 장비업체를 통해 도입했다.
세이프푸드의 기술은 이제 조금씩 사업화되고 있다. 2006년에는 국내에 주둔하고 있는 미8군에 계란을 납품하는 성과를 거뒀다.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국에서 미군에 계란을 납품하는 업체는 세이프푸드가 전 세계에서 유일하다. 살균 기술력을 인정받았기에 가능했다. 이후 중국 최대 축산회사인 한웨이와 중국 내 살균계란 생산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글로벌 육계업체인 독일 빅더치맨에도 기술 전수 계약을 맺었다.
조 대표는 "세이프푸드의 기술 수출이 올해부터 본격화될 것"이라며 "계란은 세계 시장 규모가 100조원에 이르는 최대 식품인 데다 미국 외에 호주,영국 등도 살모넬라균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향후 관련 시장은 급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