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연계증권(ELS) 등 다양한 기초자산에 투자하는 파생형 사모펀드가 인기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파생형 사모펀드는 지난 5월 1조929억원이 설정된 이후 8월까지 4개월 연속 설정액을 1조원씩 늘려가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6월엔 1조2564억원이 새로 설정됐고 7월(1조39억원)과 8월(1조914억원)에도 1조원이 넘는 신규 펀드가 만들어졌다. 이달 1~7일 사이에는 1412억원이 설정됐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신규 설정액이 지난 5월 이후 매달 1000억원대에 불과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파생형 사모펀드에 자금이 몰리는 것은 박스권 장세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ELS 상품이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주가가 상승할 때 수익을 내는 구조의 ELS가 많았지만 올 들어 박스권에서도 수익이 나는 ELS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ELS를 펀드 형태로 만든 주가연계펀드(ELF) 등 사모형 파생상품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대현 우리투자증권 압구정웰스매니지먼트센터(WMC) 차장은 "코스피지수가 1년 이상 1700대 부근을 맴돌고 있어 주식형 펀드를 환매한 자산가들이 박스권 장세에 적합한 ELS와 파생형 펀드를 많이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초자산이 다양해지는 것도 인기 요인이다. 한국투신운용은 지난 7월 국내 최초로 발틱해운거래소 건화물 해상운임지수(BDI)를 추종하는 펀드를 50억원 규모로 설정했다. 미래에셋맵스운용은 지난달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새로 선보였다.

김후정 동양종금증권 연구위원은 "수익률이 주식형 펀드를 웃도는 상품이 상당수 있지만 안정성이 떨어질 수도 있어 투자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