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들이 지난해부터 자사주 매입보단 처분에 주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권 방어 등의 목적으로 자사주를 과도하게 보유한 상장사들이 적지 않아 앞으로 자사주 처분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상장사들의 자사주 처분금액은 1조4431억원으로 취득금액 5269억원을 넘어서 순처분금액이 9162억원에 달했다. 상장사들은 지난해에도 2조7577억원을 순처분했다. 그러나 2007년에 5조4031억원,2008년에는 2조5761억원을 순취득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가가 하락하자 주가 방어를 위해 자사주를 사들였던 기업들이 주가 회복 후에 자기주식을 처분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경영권 방어 목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한 기업들의 처분도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사주 지분이 30%를 웃도는 기업은 조광피혁 남성 모토닉 현대시멘트 대성지주 전방 일성신약 다산네트웍스 등 8곳에 이른다. 조광피혁의 자사주 비율은 46%에 달한다.

금액으로는 삼성전자가 16조원으로 가장 많은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고 포스코,현대중공업,현대자동차,SK텔레콤,두산중공업 등도 1조원 이상의 자사주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회사 자사주 보유총액은 지난해 배당금 3조553억원의 10배에 가까운 29조9119억원이었다. 12월 결산 상장법인 1572개사의 68.5%인 1078개사가 작년 말 기준으로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으며,보유 규모는 이들 회사의 시가총액 709조원의 6.7%인 47조원이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