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8일 대 · 중소기업 동반 성장 문제에 대해 "제도와 규정만 가지고 할 수 없으며 인식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중소기업 대표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가진 조찬 간담회에서 이같이 강조하고 "대기업 총수가 (중소기업의) 기술이 발전할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관계는 역대 정부 단골 메뉴였는데 정부에서 상생하자고 하면 단상 위에서 서로 손잡고 (방안을) 발표하는 일이 반복됐다"며 "단상에서 손잡은 사람들도 속으로는 '시간이 지나면 잘 되겠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지적했다. 대 · 중소기업 상생 문제는 정부에서 이래라저래라 하기보다는 서로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협조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도 인식을 바꾸라고 요구했다. 이 대통령은 "필요할 때 도움과 공정한 대우를 받아야겠지만 그것만으로는 기업이 성장하는 게 아니니까 자신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더 노력해 대기업 발전에 기여하는 위치에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공정한 대우를 받아 착실히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공정한 환경이 조성되도록 최선을 다할 테니 중소기업도 원천기술 개발 등을 통해 독자 생존력을 키우라는 메시지다.

이 대통령은 "중소기업 하는 분들도 이번 기회에 생각을 바꾸고 대기업 하는 분들도 (생각을) 바꿔서 서로 힘을 모아서 가자"며 자발적 협조를 거듭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오는 13일 이건희 삼성 회장을 비롯한 대기업 총수 12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조찬 간담회를 갖는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대 · 중소기업 동반 성장에 대한 대기업 총수의 관심과 협조를 요청하고 업계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간담회에는 이 회장과 함께 정몽구 현대 · 기아차그룹，최태원 SK그룹，구본무 LG그룹，정준양 포스코，허창수 GS그룹，민계식 현대중공업，조양호 한진그룹，이석채 KT，박용현 두산그룹，김승연 한화그룹，강덕수 STX그룹 회장 등이 참석한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