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중국 금융당국은 은행 대출의 부실화에 대비해 전체 대출의 2.5%를 충당금으로 쌓도록 요구할 방침이다.현재 중국 은행들은 부실대출의 150%에 해당하는 대손충당금을 적립해야 한다.

8일 중국 잡지 재신(財新)에 따르면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는 은행들이 올해 말까지 전체 대출 대비 2.5%까지 대손충당금을 쌓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재신은 전문가를 인용,이 방안이 시행되면 중소 은행들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상은행 농업은행 중국은행 건설은행 교통은행 등 5대 국영은행의 대출 대비 충당금 적립 비율은 각각 2.39%,3.15%,2.26%,2.49%,1.97%다.새 규정이 시행되면 농업은행을 제외하곤 충당금을 더 쌓아야한다.특히 중소 은행 가운데 화샤은행과 난징은행의 대출 대비 충당금 적립 비율이 각각 2.49%와 2.15%인 것을 빼면 대부분 2%에 못친다고 재신은 전했다.때문에 새 규정은 은행들의 대출을 억제하게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중국의 대형 국영은행,주식제 은행,지방은행의 부실대출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 비율은 올 6월 말 현재 146.4%,125.3%,125.9%에 달했다.중국에서는 은행들의 부실 대출 비율이 매년 떨어져 외견상으론 건전한 모습이다.인민은행에 따르면 2004년 말 13.2%에 달했던 중국 은행들의 부실 대출 비율은 지난 3월 말 현재 1.4%로 떨어졌다.

하지만 중국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중국 은행들의 부실 대출 리스크를 잇따라 경고하는 등 경고음이 계속 제기돼왔다.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중국 은행들이 일부 지방 정부에 내준 대출이 수년 내 부실화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며 “신용 리스크와 부실 대출 비율 증가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피치도 “중국 은행들의 올 상반기 대출이 인민은행의 공식 발표치(4조6000억위안)보다 28% 많다”고 추정하고 은행들이 장부 외 거래라는 편법으로 대출 규모를 축소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이에 따라 은감회는 2조3000억위안으로 추정되는 은행의 장부외 대출을 회계 장부에 기입하라고 지시하고 관리 감독을 회피하기 위해 대출을 비공식적으로 증권화하는 행태에 대해서도 경고를 가하는 등 부실대출 방지에 힘써왔다.전체 대출 대비 충당금을 2.5% 쌓는 방안도 이같은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는 분석이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