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비료업체인 포타쉬 인수전이 뜨겁다. 호주의 대형 광산업체 BHP빌리턴이 적대적 인수 · 합병(M&A)을 선언하자,곧바로 중국 국부펀드와 싱가포르 국부펀드가 가세할 움직임을 보이는 등 국가 간 대결 양상도 엿보인다. 캐나다 정부는 인수전을 '국부 유출 가능성' 차원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다. BHP빌리턴의 적대적 인수제안 직전인 지난달 중순 112달러에 거래된 포타쉬 주가는 인수전 가열 소식으로 156달러까지 40% 뛰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 중국 석유화학기업인 시노켐이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홀딩스와 포타쉬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 구성을 추진 중이라고 협상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WSJ 인터뷰에서 "양측의 컨소시엄 구성 협상은 초기 단계로, 2주 안팎이면 최종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WSJ에 따르면 시노켐은 그동안 씨티그룹과 HSBC,모건스탠리 등 대형 투자은행들과 컨소시엄 구성을 추진하는 등 포타쉬 인수를 위해 다양한 채널을 가동해왔다.

중국 국부펀드와의 협력도 준비 중이다. 글로벌 M&A 시장의 큰손으로 영향력을 행사해온 테마섹홀딩스와는 별도의 컨소시엄을 구성할 가능성도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테마섹홀딩스는 싱가포르 정부가 1974년 세운 국부펀드로,약 1350억달러의 포트폴리오를 운용 중이다.

시노켐은 이번 컨소시엄 구성이 성사될 경우 포타쉬 인수 의향을 앞서 공개한 BHP빌리턴과의 인수경쟁에서 한결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앞서 BHP빌리턴은 지난달 중순 주당 130달러,총 390억달러(약 46조원)에 포타쉬를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이 포타쉬 인수에 적극성을 보이는 것은 충분한 식량 확보를 위해 안정적인 비료 확보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시노켐은 세계 최대 비료수입업체로 알려졌다. 물량 확보뿐만 아니라 비료 가격 결정권도 관심사다.

시노켐의 포타쉬 인수는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BHP빌리턴 외에도 잠재적 경쟁자가 많은 까닭이다. 빌 도일 포타쉬 최고경영자(CEO)는 회사 홈페이지에 "다양한 잠재적 인수 의향자들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혀 물밑 경쟁이 치열함을 시사했다.

앞서 포타쉬는 BHP빌리턴의 1차 제안을 거부하며 "팔 계획이 없다"고 일축했다. 또 비료 가격 주도권을 중국에 빼앗길 것을 우려하고 있는 캐나다 정부가 중국기업에 의한 M&A를 승인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