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이 몸집 줄이기에 본격 나섰다.

8일 AP통신에 따르면 보잉은 이날 인력 감축과 사업부 축소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구조조정안을 발표했다. 보잉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하는 군용기 사업부가 구조조정의 타깃이다. 보잉은 군용기 사업부의 기존 6개 부문을 4개로 축소키로 했다. 임원 수도 10% 이상 감축할 계획이다. 보잉은 임원을 제외한 일반 직원들도 줄일 예정이나 구체적인 수치는 밝히지 않았다.

보잉이 구조조정에 나선 이유는 최대 고객인 미국 정부의 국방예산 긴축 정책에 따라 군용기 사업 부문의 실적악화를 우려해서다. 미 국방부는 치솟는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지난달 국방예산을 향후 5년간 1000억달러 절감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했다. AP통신은 미 정부가 벌써부터 보잉에 대형 수송기 C-17과 F-15E 전투기의 인도 가격을 낮추라고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군용기 사업 부진으로 보잉의 실적은 이미 나빠지고 있다. 보잉은 지난 2분기 순이익이 7억87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1% 급감했다. 매출도 같은 기간 대비 9% 줄었다. 세계 경제가 차츰 침체에서 벗어나면서 여객기 분야는 성장세를 보였지만 군용기 수주가 줄어들어 실적이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보잉은 군수사업 분야에서 군용기 사업부문 규모를 축소하는 대신 첨단 방위시스템과 사이버보안 쪽은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미 국방부가 방위시스템을 군용기나 미사일 등 기존의 전투무기 중심에서 정보수집 및 분석 중심의 저예산 고효율 체제로 전환하려는 것에 맞춘 움직임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