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성득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는 "역대 한국 대통령의 과학기술 리더십은 '정책 주도자형'에서 '정책 조정자형'으로 변해 왔으며,과학기술 행정체제는 예산권을 겸비한 전문성을 토대로 대통령을 보좌해야 한다"고 말했다.

함 교수는 8일 서울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회장 이기준) 주최로 열린 '대통령의 리더십과 과학기술' 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역대 대통령 중 '정책 주도자형' 리더십의 대표는 박정희 · 전두환 전 대통령"이라며 "박 전 대통령은 강력한 리더십을 통해 자신이 주도적으로 과학기술 행정조직을 마련하는 등 '정책 주도자형' 과학기술 리더십을 발휘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전 전 대통령도 강력한 리더십을 통해 주도적으로 과학기술 행정조직을 통폐합해 관리주체를 일원화하는 리더십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과학기술 발전의 의지는 높았으나 이를 구체적으로 기획하고 추진하는 임무를 전담 참모가 아닌 경제관료에게 맡김으로써 과학기술 정책이 하위로 뒤처지는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이어 함 교수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과학기술 정책의 중요성을 깨닫고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설치,과학기술처의 과학기술부 승격,프론티어사업 등 획기적 정책을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함 교수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과학기술부를 부총리 부처로 승격시키고 과학기술혁신본부를 신설해 과학기술부의 기획 · 조정 · 평가 기능을 강화하는 적극적인 '정책 조정자형 리더십'을 발휘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그는 "이명박 대통령은 여러 부처로 산재한 과학기술 기능을 거시적인 관점에서 일원화해 조정 기능을 강화시키려는 목적에서 과학기술 행정체제를 개편했지만 과학기술 컨트롤 타워를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에 과학기술 리더십을 판단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포럼 후 같은 자리에서 열린 '과학대통령 박정희와 리더십' 책 출판기념회에 참석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