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의 '큰손' 미래에셋자산운용(이하 미래에셋)이 포트폴리오를 일부 변경하자 해당 종목의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미래에셋이 사는 종목은 주가가 오르고 파는 종목은 하락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래에셋이 '선택과 집중'으로 펀드 환매에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9일 오후 1시 55분 현재 CJ(2.80%) LS(2.61%) GS(0.20%) 같은 지주사를 비롯, 호남석유(4.89%) 현대건설(2.46%) 효성(0.93%) LS산전(0.20%) 등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피지수가 보합권에 머무르고 있는 것과 견줘 탄탄한 흐름이다.

이들 종목은 최근 미래에셋이 집중적으로 사고 있는 주식이다. LS의 경우 지난달 중순 325만1062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한 뒤 현재 보유주식수를 374만4896주(지분율 11.63%)까지 늘린 상태다. 이달에만 10만여주를 샀다고 공시했다.

호남석유화학 46만여주, 현대건설 218만340주, LS산전 26만5928주 등도 최근 추가 취득해 보유주식수를 각각 213만647주(6.69%)와 785만9121주(7.06%), 268만8258(8.96%)까지 늘렸다.

CJ 145만6284주(5.03%)와 GS 468만9061주(5.05%)는 5% 이상 보유중이라고 신규 보고한 종목이다. 또 효성은 작년 10월 이 회사가 하이닉스를 인수하겠다고 밝힌 이후 5% 밑으로 지분을 줄였다가 지난 3일 183만2352주(5.22%)를 확보, 다시 5% 이상으로 늘렸다.

이밖에 이날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고려아연(-1.58%)도 미래에셋의 '러브콜' 속에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미래에셋이 지분을 줄이고 있는 기업 주가는 부진한 흐름이다. OCI가 대표적이다.

미래에셋 종목으로까지 불리는 OCI는 미래에셋이 이달에만 4만7758주를 매도하면서 9% 가량 하락했다. 이달 초 미래에셋이 5% 미만으로 지분을 줄였다고 밝힌 GKL은 이틀째 조정 국면이다.

한 증권사 투자분석부장은 "미래에셋이 선택과 집중으로 수익률 관리에 나선 것 같다"고 진단했다. 최근 펀드 환매로 운용자금이 감소하자 포트폴리오를 압축해 집중 투자를 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미래에셋이 사는 종목을 보면 최근 자문형 랩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투자자문사 매수 종목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며 "결국 모멘텀 플레이(상승 종목을 더 사 수익을 극대화 하는 것)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