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연속 감소세를 보이던 건설사들의 회사채 발행이 다시 늘고 있다. 하지만 발행금리가 내림세인 다른 채권과 달리 건설사 회사채는 오히려 상승하고 있어 발행 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9일 한국채권평가에 따르면 지난달 발행된 건설사 회사채는 총 5300억원으로 지난 4월(5400억원) 이후 넉 달 만에 가장 많았다. 올 들어 매달 4000억~5000억원씩 발행되던 건설사 채권은 지난 6월 구조조정안 발표를 계기로 위축돼 발행액이 2700억원으로 줄었고 7월에는 한화건설이 900억원을 발행하는 데 그쳤다.

반면 8월에는 신용등급이 'A' 이상인 SK건설 롯데건설 대우건설 GS건설 등 우량 건설사들이 잇달아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달에도 코오롱건설(BBB)이 오는 17일 10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공모하고,현대산업개발과 한화건설이 채권 발행을 추진하는 등 회사채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하정 SK증권 연구원은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절대 수익률이 높은 건설사 회사채로까지 시중자금이 몰려들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그러나 "운용사 등 기관은 건설사 채권 편입을 기피하고 있어 대부분이 리테일(소매)을 통해 소화되고 발행금리는 오히려 높아졌다"며 "미분양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 등 건설사들의 신용 리스크는 여전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 증권사 기업금융(IB) 담당자는 "당장 자금이 필요한 건설사들은 기관 수요를 이끌어내기 위해 금리를 높여 회사채를 발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내주 발행될 코오롱건설 BW 역시 '큰손' 기관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아 공모로 얼마나 발행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길기모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상환액을 제외한 순발행액은 크게 늘지 않았지만 기존 부채에 대한 건설사들의 이자부담이 계속 늘고 있다"며 "개인 투자자들이 고금리를 좇아 건설사 채권을 사들이는 것도 자칫 후폭풍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