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신형 스마트폰 '아이폰4'가 10일부터 한국 시장에 본격 상륙한다. 아이폰4를 유통하는 KT는 이날부터 30만명에 달하는 예약 구매자를 대상으로 하루에 2만~3만명씩 순차적으로 제품을 인도해 이달 중으로 전달 작업을 마칠 계획이다. 아이폰4의 국내 시판에 앞서 한글 소프트웨어가 담긴 KT용 아이폰4의 체험기를 정리해 본다.


◆앞뒷면 강화유리…깨끗한 화면

아이폰4를 처음 손에 쥔 느낌은 투명함이었다. 앞면뿐만 아니라 뒷면도 강화유리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앞면 디스플레이는 아이폰4의 최대 강점 중 하나. 눈이 시릴 정도로 또렷한 화면은 해상도 960×640화소의 '레티나(망막) 디스플레이' 덕분이다. 지금까지 나온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높은 해상도다. 한국경제신문 모바일 홈페이지를 띄워 보니 작은 글씨까지 뚜렷하게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이폰4에서 처음 선보인 와이파이(무선랜)를 통한 무료 영상통화 기능인 '페이스타임(FaceTime)'도 실행해 봤다. 주소록에서 통화를 원하는 상대방을 선택하자 화면 오른쪽 아래에 'FaceTime'이란 메뉴가 보였고 이를 클릭하니 곧바로 전화가 연결됐다. 얼굴을 보여주며 영상통화를 즐기다 아이폰 뒤쪽 모습을 보여 주고 싶으면 '카메라 전환' 버튼만 누르면 된다. 관광지에서 주변 풍경을 상대에게 보여주는 데 유용한 기능이다. 페이스타임은 아이폰4와 애플의 MP3 플레이어인 '아이팟 터치 4세대' 제품끼리만 쓸 수 있다.

◆강력한 카메라 & 3차원 특수 센서

아이폰4는 카메라 성능도 크게 개선됐다. 화면 상에서 초점을 맞추고 싶은 곳을 손가락으로 클릭만 하면 자동으로 초점이 맞춰진다. 디지털 5배 줌이 가능하고,동영상도 찍을 수 있다. 고급 카메라에 있는 HDR(high dynamic range)이란 특수 촬영 기술도 담겨 있다. HDR 기능을 이용하면 밝은 이미지,어두운 이미지,보통의 이미지 등 세 가지로 찍어 각각의 선명한 부분만 결합해 준다. 어두운 곳에 있는 사물도 선명하게 찍을 수 있다는 얘기다.

'자이로스코프'란 특수 센서 기능도 실험해 봤다. 상하,좌우,기울기까지 감지하는 3개의 축을 이용해 아이폰4의 상태를 확인해 주는 기능이다. 3차원(3D) 총싸움 게임인 '건 레인지'(Gun Range)를 자이로스코프를 켜고 실행하면 화면에 손을 대지 않고 아이폰을 상하좌우로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곧바로 화면이 넘어간다.

기존 제품보다 프로세서 성능이 뛰어나 멀티태스킹(한번에 여러 기능을 실행하는 것)을 할때 반응속도가 매우 빨랐다.

◆'데스 그립'은 큰 문제 없어

아이폰4의 안테나가 있는 왼쪽 하단부를 잡았을 때 수신 불량을 일으킨다는 이른바 '데스 그립(death grip)' 실험도 여러 차례 해봤다. 의도적으로 왼손으로 안테나 부분을 강하게 쥐고 10~20초 정도 지나니 안테나 막대가 1~2칸 정도 떨어지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정상적인 전파 상태에서 왼손으로 쥐고 통화를 할 때 전화가 끊기는 일은 없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