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미국에서 야당 관계자들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오는 11월 의회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권력이동’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주요 기업 및 월가 금융사,로비업체 등이 야당인 공화당의 전직 연방의원이나 전·현직 의원 보좌관,공화당 정부 시절 관료를 지낸 인물 등을 확보하기 위해 혈안이라고 9일 보도했다.

대표적으로는 JP모건체이스,월마트,방산업체인 레이시온,스마트폰 블랙베리 제조사로 잘 알려진 리서치 인 모션(RIM),유통업체인 타켓 등이 활발히 뛰고 있다.

레이시온은 최근 워싱턴 연방정부를 담당할 최고직 로비스트로 공화당 의원의 수석 보좌관을 영입했다.JP모건체이스는 플로리다주의 전 연방상원의원이던 멜 마티네즈를 고위 임원으로 기용했다.RIM은 캘리포니아 연방하원의원의 최고위 보좌관인 제이슨 스키즘을 데려다 임원에 앉혔다.이 자리는 당초 민주당계 인물 몫이었다.월마트와 타겟도 의회 내 공화당 보좌관을 물색 중이다.

특히 하원의 전·현직 공화당 의원 보좌관들이 각광받고 있다.‘회전문’ 관행에 대한 하원의 윤리 규정이 상원과 달리 느슨해 인기다.하원은 보좌관들이 민간 기업에 근무하면서 과거 담당했던 상임위를 빼고는 하원의 누구와도 접촉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들이 민간으로 옮길 경우 제시되는 몸값은 최저 연봉 30만달러에서 최고 100만달러에 이른다.워싱턴 컨설턴트인 재키 아렌즈는 “권력 추가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다시 이동하고 있다는 게 느껴지면서 고위 관료를 지낸 공화당계 로비스트도 연봉 100만달러를 제시받는다”고 전했다.

민간기업과 금융사,로비업체에 고용되면 이들은 공화당 의원 및 정부 관계자와의 연줄을 이용해 로비를 벌이게 된다.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할 경우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이 그동안 추진해 통과시킨 의료개혁,월가 규제법 등을 자신들의 고용주에게 유리하도록 입김을 불어넣는 게 훨씬 쉬워진다.

버락 오바마 정부 초기 공화당 관계자들은 민간에서 일자리를 찾기가 어려워 사실상 정치적 추방 상태였다.하지만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하원 다수당 자리를 탈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부쩍 늘어 상황이 반전됐다는 게 NYT의 설명이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