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배당투자 시즌이 점차 다가오면서 '배당주 펀드'가 주목받고 있다. 올해는 국내 기업의 순이익이 사상 최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배당주 펀드의 투자 매력이 한층 높아졌다. 다만 전문가들은 배당주 펀드 간에도 시가 배당수익률(이하 배당수익률)이 크게 차이나는 만큼 꼼꼼히 따져보고 투자할 것을 조언한다.

◆기업 배당금 두 배 증가 예상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배당주 펀드는 주가 등락에 따른 자본차익과 배당수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펀드를 말한다. 이 때문에 배당수익에 대한 기대감이 12월 결산법인의 주가에 서서히 반영되기 시작하는 이달부터 투자 매력이 높아진다.

특히 올해는 기업들의 순이익이 사상 최대에 달할 것으로 보여 배당주 펀드의 장점이 부각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올해 국내 500대 기업의 순이익이 97조원으로,지난해(53조원)의 두 배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수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순이익이 두 배 가량 증가하면 배당성향이 변하지 않는다고 가정했을 때 배당수익도 두 배 가까이 늘어난다"며 "배당수익에 대한 기대가 이미 주가에 반영돼 버린 연말보다 선제적으로 투자할수록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는 84개(클래스 포함)의 배당주 펀드가 운용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알리안츠기업가치나눔 C/A'가 연초 이후 16.11%의 수익률(8일 기준)로 국내 주식형 평균(5.59%)의 세 배에 육박하는 수익을 내고 있다. '동양중소형고배당 1'(12.02%) '아이현대히어로-알짜배당'(10.66%) '세이고배당'(8.54%)도 양호한 성과를 내고 있다. 상장지수펀드(ETF)인 '우리코세프고배당ETF' 역시 올 들어 19.07%의 수익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배당주 투자에 집중하는 펀드 골라야

전문가들은 배당주 펀드가 고위험을 감수하면서 고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보다는 안정적인 투자성향을 가진 사람에게 적합하다고 조언한다.

고배당 기업 중에는 가파르게 성장하는 곳보다 사업이 성숙 단계에 접어든 회사가 많은 만큼 펀드 수익률 변동성도 작기 때문이다. 즉 주가 하락기에는 안정적으로 수익률을 방어할 수 있지만 상승기에는 성장주 펀드에 뒤처지기 쉽다는 단점도 있다.

또 실제 배당주에만 투자하는 펀드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김종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배당주 펀드는 본래 견실한 기업으로부터 배당을 많이 받아 재투자한 뒤 투자의 복리 효과를 노리는 펀드인데 최근에는 펀드 규모가 커지면서 배당주가 아닌데도 펀드에 편입하는 사례가 많다"며 "적당한 펀드 사이즈를 유지하면서 고배당주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펀드를 골라야 한다"고 주문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삼성배당인덱스펀드'와 '우리코세프고배당ETF'의 올해 배당수익률이 4.30%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세이고배당'(2.82%) '하나UBS배당60 1'(2.76%) '한국투자셀렉트배당 1'(2.35%) 등도 국내 주식형 펀드의 배당수익률(1.46%)을 크게 웃돌 것으로 관측했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