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흥행 삼총사'로 꼽히는 서희경(24 · 하이트) 홍란(24 · MU스포츠) 이정은(23 · 호반건설).이들이 16일 열리는 국내 최고의 메이저대회 '메트라이프 · 한경 KLPGA챔피언십'을 앞두고 지난 7일 88CC 서코스(파72)에서 연습 라운드를 했다.

세 선수는 한결같이 "코스가 전반적으로 긴데다 그린이 어려워 버디를 잡기가 만만치 않다"며 코스가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대회 때 사용되는 우그린은 한 달 전부터 관리에 들어가는 바람에 스피드와 경사를 직접 체험할 수 없었지만 언듈레이션(경사)이 심해 어프로치샷을 오르막 퍼트가 가능한 지점에 떨어뜨려야 스코어를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88CC 서코스는 전장 6540야드로 일반 대회 코스에 비해 100야드 이상 길다. 총 83개의 벙커가 입을 벌리고 있지만 2번홀과 17번홀(이상 파4)에는 벙커가 없다. 게다가 코스도 일직선 모양이어서 '버디 홀'로 꼽힌다.

서희경은 "예전에 경기를 했던 코스여서 제 나름대로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와 보니 쉽지 않다"며 전장이 길어 티샷이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그린은 경사가 있어 빠른 편이고,9번홀 등 난도가 높은 홀에서는 파를 잡는 전략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메이저 대회인 KLPGA챔피언십인 만큼 선수들의 기량을 제대로 가늠할 수 있는 실력 경연장이 될텐데 멋진 승부를 펼쳐보겠습니다. " 그가 뽑은 요주의 홀은 9번홀(파4)과 15번홀(파3),16번홀(파4)이다.

올해 KLPGA투어 에쓰오일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한 홍란은 "전반 9홀은 어프로치샷을 짧게 공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린 뒤편이 높아 볼이 홀을 지나치면 내리막 퍼트를 해야 하기 때문."후반 9홀은 핀이 잘 안 보이는 '블라인드 홀'이 많고 전체적으로 긴데다 페어웨이의 굴곡이 심해 두 번째 샷을 어디에 떨어뜨리느냐가 관건이에요. 티샷을 목표 지점에 정확하게 보내야 하고 바람의 영향도 감안해야 할 것 같군요. "

그는 15~18번홀을 승부처로 꼽았다. 15번홀은 내리막 형태로 우측 그린 주변에 3개의 벙커가 똬리를 틀고 있다. 16번홀은 약간 오른쪽으로 굽은 홀.그린에 더 가까이 가기 위해 오른쪽을 보고 티샷을 하다가 OB가 나거나 벙커에 들어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짧은 파4인 17번홀에서는 버디를 잡아야 하고 거리가 만만치 않은 18번홀(파5)은 스코어를 유지해야 한다. 홍란은 18번홀 플레이 때 앞바람이 불어 세 번째 샷 거리가 150m나 남았다고 털어놓았다.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이정은도 88CC가 난코스임을 인정했다. 그는 "전반에 5,6.7번홀 등지에서 버디를 잡아야 부담을 덜 수 있을 것 같다"며 "후반에는 만만치 않은 홀이 많다"고 했다. "급한 내리막의 11번홀(파4)에서는 티샷 부담감이 큰데 드라이버샷이 멀리 나가도 왼발 내리막 라이에서 두 번째 샷을 할 가능성이 높아요. 역시 내리막인 14번홀(파4)에서는 왼쪽 OB를 조심해야 하고 16번홀은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공격했다가 낭패당하기 십상이죠."

골프장 관계자의 시각도 선수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김연실 경기과 직원은 9,11,15,16번홀이 까다롭다고 말했다. 그는 "티샷 때 욕심을 내면 화를 자초하는 홀과 그린의 경사가 심해 3퍼트가 나오는 홀이 적지않다"며 "방어적인 플레이를 하다가 기회가 오면 스코어를 줄이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귀띔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