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지역의 명소가 될 점포를 만들고 싶은 욕심이 큽니다. " 수원 아주대 앞에서 젤라토 아이스크림 카페 '카페띠아모'를 운영하는 이재혁 사장(37 · 사진).그의 현 직업은 '미국 공인회계사'(AICPA)다. 낮에는 회계법인 사무실에서 일하고 퇴근 후부터 새벽까지 매장을 지킨다.

이 사장이 처음 자영업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01년.유학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퓨전 레스토랑을 열었다. 의욕적으로 시작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재기에 나선 이 사장은 고심 끝에 카페 운영에 도전하기로 했다. 몇 달을 직접 발품을 팔아가며 시장조사를 한 끝에 그가 낙점한 브랜드가 바로 카페띠아모. "커피와 젤라토 아이스크림의 경쟁력이 월등했죠.샌드위치 등 다양한 메뉴를 통해 10대부터 50대까지 폭넓은 연령대를 흡수할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고요. "

이 사장은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지난 4월 수원 아주대 앞에 지상 1~2층 330㎡(약 100평) 규모의 점포를 열었다. 점포 임차비용을 포함한 창업비용은 총 4억7000만원이 들었다. 실내 인테리어도 고객층에 맞춰 설계했다. 학생들이 많은 점을 고려해 1~2인용 테이블보다는 4~5인용 테이블을 많이 배치했다.

여기에 별도의 스터디 룸도 만들고 화이트보드도 설치했다. 예약만 하면 누구든지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넓은 '북 존'(book zone)을 설치해 학생들에게 추천받은 도서를 비치했다. 오픈 마케팅도 남달랐다. "동아리 학생들에게 카페띠아모 브랜드가 새겨진 이동식 판매대와 아이스크림을 원가에 제공했어요. 수익금은 장학금으로 사용하라고 했지요. " 학생들은 축제기간 중 아이스크림을 판매해 300만원의 장학금을 마련했다. 또 인근 대형 안경점과 연계해 티켓 교환 마케팅도 펼쳤다. 안경점을 이용한 고객이 티켓을 받아 매장을 방문하면 아이스크림을 단돈 1000원에 제공했다.

이 사장의 또 다른 노하우는 직원 관리다. 직원 생일이나 경조사는 만사를 제쳐놓고 챙긴다. 창업한 지 6개월이 채 안 됐지만 이 사장 가게는 벌써 아주대 상권의 명소로 자리잡아 한 달 평균 5000만원의 매출을 올린다. 순익이 1300만~1500만원에 이르는 알짜 점포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031)216-5004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