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기업 사냥꾼' 넬슨 펠츠(68 · 사진)의 포트폴리오에 '오점'이 생기게 됐다. 칼 아이칸,커크 커코리안 등과 더불어 3대 기업 사냥꾼으로 알려진 펠츠가 인수한 패스트푸드 회사가 부진을 면치 못하다 급기야 매물로 나왔기 때문이다.

2007년 펠츠가 이끄는 트라이언 펀드가 사들인 미국 3위의 패스트푸드 체인점 웬디스와 고급 샌드위치 전문점 아비스의 2분기 매출이 감소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아비스가 죽을 쑤면서 전체 회사 순익은 28% 급감했고 최근 15개월 동안 아비스의 북미지역 매출은 7.4% 떨어졌다.

주가도 계속 하향세다. 인수가 확정된 날과 비교할 때 지난 8일 아비스 주가는 17% 하락했다. 이로 인해 인수 · 합병(M&A)시장에서 이 회사에 눈독 들이는 이들이 등장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1964년 세워진 아비스는 얇게 썰어서 구운 쇠고기와 야채를 듬뿍 넣은 샌드위치로 미국 중상류층에 큰 인기를 얻었다. 맥도날드나 버거킹,샌드위치 전문점인 서브웨이가 점점 저렴한 메뉴를 선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아비스는 신선한 식재료를 쓴 고급 샌드위치를 강조해 왔다.

그러나 미국인들은 서브웨이가 내놓은 5달러짜리 샌드위치나 맥도날드의 1달러짜리 메뉴를 선호하기 시작했으며 급기야 경기침체 직격탄까지 맞았다. 아비스는 지난해 부랴부랴 사이드 메뉴를 곁들인 콤보 샌드위치를 개발,가격을 내려 5.59달러로 책정했다.

인수 당시 펠츠는 "웬디스와 아비스를 최고의 패스트푸드 체인으로 만들겠다"고 호언장담하며 회사를 공격해 매각을 압박했었다. 그러나 오히려 그의 명성에 오점을 남기게 됐다고 블룸버그는 꼬집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