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ㆍ11 테러 9년…상처 아물기는커녕 '이슬람 종교갈등' 덧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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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 11테러 9주년을 앞두고 미국인들이 종교의 자유와 이슬람에 대한 반감 사이에서 홍역을 치르고 있다. 9 · 11 테러 현장인 뉴욕 맨해튼의 '그라운드 제로'에서 두 블록 떨어진 곳에 이슬람 사원(모스크)을 건립하는 것을 두고도 찬반 양론이 첨예하게 맞선다.
워싱턴포스트지의 최근 설문조사 결과 미국인의 66%가 모스크 설립에 반대하고 있다. 양측은 11일 대대적인 찬반 시위를 벌일 계획이어서 그라운드 제로 모스크를 두고 논란이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이슬람 사원 실체는 복합문화센터
'파크 51 프로젝트'로 추진되고 있는 이 사원은 13층짜리 이슬람 복합 문화센터다. 그라운드 제로 인근의 파라 모스크 지도자인 파이살 압둘 라우프 의장이 건설을 주도해왔다. 사업 주체 측은 중세 때 이슬람에 의해 스페인에 건립된 도시 '코르도바'의 이념을 추구한다고 해서 '코르도바 하우스'라고 부른다. 문화센터에는 1000여명이 예배를 볼 수 있는 모스크와 함께 극장,아트센터,수영장,육아시설,서점이 들어설 계획이다. 9 · 11 추모관도 마련될 예정이다. 연건평 9300㎡ 규모의 문화센터를 건립하는 데 대략 1억달러의 사업자금이 투입될 전망이다. 설립 인가를 받은 만큼 언제든지 착공에 들어갈 수 있다.
사업 주체 측은 당초 연내 첫 삽을 뜰 계획이었지만 거센 반발에 직면해 착공 시점을 장담하기 어려워졌다. 부동산 재벌인 도널드 트럼프가 웃돈을 주고 부지를 매입하겠다고 제안한 만큼 부지 이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라운드 제로' 인근에 처음 모스크가 세워지는 것은 아니다. 주위에는 이미 다른 모스크가 있다.
◆논란 커지면서 정치 쟁점화 조짐도
지난해부터 추진된 이 사업이 5월 초 뉴욕시 커뮤니티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승인받자 AP통신 등 일부 언론에서 9 · 11테러 피해자 가족의 반대 입장을 담은 기사를 내보냈다.
이후 반이슬람 운동을 벌이는 파멜라 겔라가 "이슬람의 지배이자 팽창"이라며 강한 어조로 반대 입장을 표명하는 글을 블로그에 올렸다. 겔라는 자신의 블로그에 시장과 커뮤니티위원회 인사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며 반대하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도록 독려했다. 곧바로 이슬람 반대운동세력(SIOA)이 모스크 건립 저지 운동에 나섰다.
문제가 불거지자 지난달 초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슬람의 라마단을 축하하는 만찬 행사에서 "이슬람 신자들은 미국의 다른 누구와 마찬가지로 종교를 믿을 권리가 있다"고 말해 이슬람 사원 건립에 찬성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에 맞서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와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 등 공화당 인사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이 국민의 생각과 동떨어진 것이라며 반박,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 쟁점화될 조짐마저 나타난다.
◆"탈레반 활동가가 반대" 음모론까지
일각에서는 정작 탈레반 활동가가 모스크 설립 반대운동을 주도한다는 음모론도 제기하고 있다. 모스크 논란이 가열될수록 가장 혜택을 보는 쪽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이슬람을 차별한다는 이미지를 부각시켜 테러 자금을 쉽게 모을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한 탈레반 활동가는 뉴스위크에 "모스크 건립을 막는 게 결국 우리를 크게 도와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9 · 11테러 9주년을 맞아 이슬람 경전 코란을 불태우겠다고 해 세계적으로 '관심 인물'이 된 플로리다주의 테리 존스 목사는 9일 코란 소각 계획을 철회했다가 번복하는 등 횡설수설하고 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
워싱턴포스트지의 최근 설문조사 결과 미국인의 66%가 모스크 설립에 반대하고 있다. 양측은 11일 대대적인 찬반 시위를 벌일 계획이어서 그라운드 제로 모스크를 두고 논란이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이슬람 사원 실체는 복합문화센터
'파크 51 프로젝트'로 추진되고 있는 이 사원은 13층짜리 이슬람 복합 문화센터다. 그라운드 제로 인근의 파라 모스크 지도자인 파이살 압둘 라우프 의장이 건설을 주도해왔다. 사업 주체 측은 중세 때 이슬람에 의해 스페인에 건립된 도시 '코르도바'의 이념을 추구한다고 해서 '코르도바 하우스'라고 부른다. 문화센터에는 1000여명이 예배를 볼 수 있는 모스크와 함께 극장,아트센터,수영장,육아시설,서점이 들어설 계획이다. 9 · 11 추모관도 마련될 예정이다. 연건평 9300㎡ 규모의 문화센터를 건립하는 데 대략 1억달러의 사업자금이 투입될 전망이다. 설립 인가를 받은 만큼 언제든지 착공에 들어갈 수 있다.
사업 주체 측은 당초 연내 첫 삽을 뜰 계획이었지만 거센 반발에 직면해 착공 시점을 장담하기 어려워졌다. 부동산 재벌인 도널드 트럼프가 웃돈을 주고 부지를 매입하겠다고 제안한 만큼 부지 이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라운드 제로' 인근에 처음 모스크가 세워지는 것은 아니다. 주위에는 이미 다른 모스크가 있다.
◆논란 커지면서 정치 쟁점화 조짐도
지난해부터 추진된 이 사업이 5월 초 뉴욕시 커뮤니티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승인받자 AP통신 등 일부 언론에서 9 · 11테러 피해자 가족의 반대 입장을 담은 기사를 내보냈다.
이후 반이슬람 운동을 벌이는 파멜라 겔라가 "이슬람의 지배이자 팽창"이라며 강한 어조로 반대 입장을 표명하는 글을 블로그에 올렸다. 겔라는 자신의 블로그에 시장과 커뮤니티위원회 인사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며 반대하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도록 독려했다. 곧바로 이슬람 반대운동세력(SIOA)이 모스크 건립 저지 운동에 나섰다.
문제가 불거지자 지난달 초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슬람의 라마단을 축하하는 만찬 행사에서 "이슬람 신자들은 미국의 다른 누구와 마찬가지로 종교를 믿을 권리가 있다"고 말해 이슬람 사원 건립에 찬성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에 맞서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와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 등 공화당 인사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이 국민의 생각과 동떨어진 것이라며 반박,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 쟁점화될 조짐마저 나타난다.
◆"탈레반 활동가가 반대" 음모론까지
일각에서는 정작 탈레반 활동가가 모스크 설립 반대운동을 주도한다는 음모론도 제기하고 있다. 모스크 논란이 가열될수록 가장 혜택을 보는 쪽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이슬람을 차별한다는 이미지를 부각시켜 테러 자금을 쉽게 모을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한 탈레반 활동가는 뉴스위크에 "모스크 건립을 막는 게 결국 우리를 크게 도와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9 · 11테러 9주년을 맞아 이슬람 경전 코란을 불태우겠다고 해 세계적으로 '관심 인물'이 된 플로리다주의 테리 존스 목사는 9일 코란 소각 계획을 철회했다가 번복하는 등 횡설수설하고 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