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당권 도전에 나선 손학규 상임고문은 10일 "이번 전당대회는 단순히 차기 당 대표를 뽑는 자리가 아니라 정권창출 의지를 보여주는 행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고문은 이날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춘천에서 나올 당시 정권탈환이 마치 손안에 있는 것처럼 얘기했지만 사실은 약간의 희망과 틈새가 보이는 정도이고 그마저도 민주당 스스로가 아니라 이명박 대통령이 벌려준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현 시점에 민주당의 재집권을 위한 절실한 몸부림이 있어야 하고,전당대회가 그런 '이벤트의 장'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당권 · 대권 분리 반대를 강하게 주장했는데.

"대선에 나갈 수 없거나 능력이 안되는 사람이 당 대표를 맡아 2012년 4월 총선을 지휘한다는 것인데 과연 국민들이 이를 어떻게 바라보겠나. 무엇보다 과거 당 대표와 대권후보가 따로 놀면서 대표가 공천장사를 했던 1970년대의 '유진산식' 공천장사가 부활할 우려가 높다. 대선경쟁구도가 여의치 않을 경우 의원들이 내일처럼 움직이겠느냐.자칫 대선후보가 물에 둥둥 떠 있는 기름처럼 따로 놀 수 있어 이를 차단하기 위해 분리에 반대한 것이다. "

▼일각에선 공천권 행사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우리 캠프 내에서도 '그것은 공천권 행사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얘기할 정도로 현실 정치인식이 그렇더라.공천은 중립기구를 만들어 대표가 방망이를 두드릴 일도 없을 정도로 중간에서 관리하면 된다. 총선과 대선구도를 염두에 두고 제기한 것인데 당권경쟁 구도로 매몰돼 정말 안타깝다. 현실정치의 벽이지만 납득시키지 못한 것은 나의 능력부족이었다. "

▼정동영 상임고문과 정세균 전 대표는 진보적 가치를 강조하는데.

"지난달 춘천 칩거생활을 정리한 20페이지의 성명서나 출마선언문에도 일부러 진보 단어를 안 썼다. 금융위기 이후 양극화가 심화되는 현 상황에서 당장 손 잡고 폭을 넓혀야 하는 것은 진보진영이라는 데 공감한다. 최장집 교수가 말한 '좌로 한 클릭'이 필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집권을 목표로 한 이상 중도를 위한 공간을 비워둬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난번 대선 때 패배한 이유도 중도를 공략하지 못해서다. 우파와 달리 진보는 중도를 공략할 카드가 많지 않다. "

▼일부 경쟁자가 과거 한나라당 전력을 비판하고 있다.

"민주당의 텃밭인 광주 전남에서 가장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데 이유가 무엇이겠느냐.'손학규를 세워서 해볼 수 있겠구나'하는 마음 때문일 것이다. 정통성은 당권 경쟁자들이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 받아들이는 당원들의 마음에 달렸다고 본다. 당원들이 '문제다' 싶으면 아무리 방어하고 변명해도 안 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비판 논리가 의미가 없지 않겠나. "

▼컷오프(예비경선)에서 486후보 3명이 모두 통과한 의미는.

"당내 변화에 대한 욕구가 그만큼 높다고 본다. 486후보들도 누구 등에 업혀 지도부에 입성할 생각을 하지 말고 스스로의 정치적 비전과 희망을 제시하고 심판받아 성장해야 한다. "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