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휴대폰 제조업체인 핀란드 노키아가 스마트폰 시장 실지 회복을 위해 마이크로소프트(MS) 임원 출신인 스티븐 엘롭(사진)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일 "노키아가 급성장 중인 스마트폰 시장을 애플과 구글에 뺏긴 이후 시장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145년 기업 역사상 처음으로 비(非)핀란드인을 CEO로 택했다"고 보도했다.

30여년간을 노키아에 몸담아온 베테랑 올리페카 칼라스부오 전 CEO를 대신해 46세의 캐나다 출신 엘롭을 노키아의 수장으로 선임한 것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북미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스마트폰 시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또 MS 출신을 CEO로 영입한 것을 놓고 향후 스마트폰 시장에서 노키아와 MS 간 협력관계가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엘롭은 이달 21일부터 CEO직을 수행하게 되며 칼라스부오 전 CEO는 자회사인 노키아지멘스네트웍스의 비상임 이사로 남는다.

엘롭 신임 CEO는 "새로운 형태의 통신혁명이 북미지역에서 이뤄지고 있는 만큼 노키아가 북미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990년대 고무 및 목재 펄프회사에서 세계 최대 휴대폰 제조회사로 변신하며 '혁신'의 대명사로 불렸던 노키아는 2007년 애플의 아이폰이 출시된 후 제대로 된 '킬러 제품'을 내놓지 못하며 주가가 3분의 1 토막으로 급락,시가총액이 600억유로나 잠식됐다. 애플의 아이폰과 림(RIM)의 블랙베리를 비롯, 삼성전자의 갤럭시S를 필두로 한 다양한 안드로이드 휴대폰에 대항할 별다른 제품을 내놓지 못하면서 저가 휴대폰 시장으로 사업부문이 위축됐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노키아의 올 2분기 세계 시장점유율은 34.2%로 지난해 같은 기간(36.8%)보다 떨어지는 등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노키아는 이달 말 차세대 스마트폰 N8을 출시하며 반격을 모색 중이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